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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주말,
서진이 데리고 나들이 가는게 만만치 않지만 봄날을 다 보내버릴 수 없어서 나섰다.
삼청동에 가서 삼청공원 앞에 차를 세우고 (토요일 3시부턴 무료) 눈나무집에 가서 떡갈비와 김치말이밥, 국수를 먹었다.
우리 뒤 테이블에 친한 선후배인 듯한 6명 정도가 밥을 먹고 있었는데 서진이랑 또래인듯 체구가 비슷한 남자아이가 보였다.
나중에 뒤 테이블의 대화를 들으니 그 남자아이는 두돌이라고 하는.. 서진인 아직 10개월. 움... 나중에 운동을 시킬까 보다.
밥 먹고 삼청공원에 가서 산책을 하는데
아기띠에 메달린 서진이가 식후땡으로 엄마쭈쭈를 내놓으라며 강력히 항의하는 걸
들어주지도 못하고 계속 걸어다니기만 하니, 결국 지도 잠들었다.
잠든 서진이를 안고 벤치에 좀 앉았다
또 검은색 멋진 푸마 스웨이드 운동화를 신고 아장 아장 걷는 남자아기 발견. 잘도 걷는데 내게 메달린 서진이보다 훨씬 미니 사이즈..
그래도 난 지금의 서진이가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걷게 되면 꼭 저 멋진 운동화도 사주리라 굳게 다짐.
날씨도 춥고 황사가 있어서인지 목이 칼칼해서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차나 마실까하고 일대를 슬슬 걸으며 찾았으나 마음에 쏙 드는 곳을 찾지 못했다.
한번.. 이쪽으로 가볼까? 하고 낯선 골목으로 휙 꺾어 들어가 무조건 올라갔다.
코리아 사우나(
코리아 단식원으로 더 유명한가 보다)가 나오고 하늘이 보이고 사우나 앞길에 이곳 물이 예로부터 유명하다는 표지가 하나 있어서 구경하던 중... 고개를 들어 보니 앞에 한옥집의 멋진 나무 난간이 들어왔다.
저거나 구경갈까 하고 계단을 올라 길 위에 서니 누군가의 아트하우스였다.
주택가 사이에서 그 집의 나무 난간, 나무 대문, 하늘을 배경으로 한 처마를 훑어보다 옆에 구멍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카페고 뭐고 목이 마르니 음료수나 사자고 들어갔는데, 뜬금없이 평생 안 먹던 따뜻한 베지밀을 찾는 호찬.. 아줌마: 동근 없지요. 대신 비타 오백을 사들고 나왔다.
따자 따자 비타 오백을 마시고 있는데 '차마시는 뜰'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수퍼마켓 모서리를 돌아 앞을 보니 단아한 한옥 집에 '차마시는 뜰'이라고 쓰여있는데
딱 맘에 들었다.
한옥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대신 통유리로 전망을 살리고, 뜰의 연못과 ㄷ자형 한옥에서 차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아늑하게 차와 즉석에서 찌는 시루떡을 맛볼 수 있다니.
나는 lunatree를 닉네임으로 쓰는 사람으로서 끌렸던걸까..
계화차를 시켰는데 은은한 향과 약간의 자연스러운 달콤함이 아주 만족.
좌식 테이블은 아주 낮아서 일행과 더욱 편안히 차를 즐길 수 있었으나
잠들었던 서진이가 깬 후.. 테이블 위로 기어올라가서 놓여있던 난화분을 마구 헤치려하고
소꿉장난 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앙증맞게 차려진 다기들로 손을 뻗쳐대서
화장실로 피신.. 실내에 있고 높은 창과 한옥의 분위기를 살린 화장실도 꽤 괜찮았다.
결국 푸닥거리는 서진이때문에 주문한 단호박 시루떡은 예쁜 모양을 뽐내지도 못하고,
호일에 싸여 포장된채 우리랑 집으로 같이 왔다.
조용히 어른들끼리 -.- 차를 즐기기에는 차마시는 뜰은 아주 좋다.
차마시는 뜰 내부의 모습은
http://kr.blog.yahoo.com/sny0504/574.html 이 블로그에 자세히 나와있고,
뜰쪽이 아닌 창 밖으로는 이런 풍경이 보임..
차마시는 뜰로 가는 또 다른 길은
"정독도서관 오르는 길을 정면으로 보면 왼쪽에 슈퍼 골목이 있다.
티벳박물관 가는 길인데 그길을 따라 쭉 가다 보면
오른쪽에 아프리카 장신구 박물관으로 가는 길이 나타난다.
그 길로 올라가면 주택가로 들어가는 길이 있는데 계속 따라 올라가면 왼쪽에는 목욕탕이 보인다.
그쯤에서 오른쪽을 보면 '차마시는 뜰'이라는 멋스러운 한옥이 보인다."
라는데 다음엔 이길로도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