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7월 14일 꿈.
안개가 자욱한 숲.
난장이라도 살 것 같은 늪지.
우리 가족들이 그 깊은 계곡에 살고 있었다.
아빠가 계곡의 집 뒤로 길이 새로 생기고,
버스도 다니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집 앞 늪을 메우고 다른 곳으로 갈 지도 모른다고.
혼자 집 안에서 쌍둥이를 낳았다.
하나는 흑인, 하나는 백인인 쌍둥이를.
아이를 이불에 싸서 눕히고,
자꾸만 밖으로 삐져 나오는 발도 꼭꼭 쌌다.
전화를 하니 남자친구는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2001년 7월 14일 오후.
일 때문에 다시 회사로 돌아오는 전철 안.
사람들이 많이도 앉고 서 있다.
내 앞에 서 있는 사람들 사이로
바닥에 한 켤레는 분홍, 한 켤레는 노랑색의
똑 같은 슬리퍼가 놓여져 있는 것이 보인다.
앞에 서 있던 사람이 내리자,
내 맞은편에는 30대의 퉁퉁한 아저씨가
양 옆에 남자 쌍둥이 아이를 안은 채 중간에 앉아있었다.
유치원 가방을 맨 채 잠에 겨워 몸도 못 가누는 아이들을
아빠는 조심조심 편안하게 싸 안고 쓰다듬으며
가방 끈이 꼬이지 않는지, 머리가 뒤로 넘어가지 않는지 쉬지 않고 살핀다.
나는 그 모습에 반한 채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자친구는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