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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밤 11시 친구와 메신저 대화 (3) 2007/05/11
나: 새 일은 재밌어?

Y 님의 말: 응 아주. 신기하게..  넌 글은 쓰남 ?

나: 머 블로그가 다지. 이제 블로그도 서진이 얘기로만 채워져가고

Y 님의 말: 채인선 작가두 처음에 자기 아이 이야기로 먼저 책 내구. 그다음에 아이 자라면서 같이 동화 쓰구 그랬어. 엄마 작가들은 진짜 그렇더라. 자기 아이들이 볼 만한 연령대의 책으로 점점 자라가더라. 그것도 좋은 거 같어.

Y 님의 말: 뭐..나는 결혼을 못 할 것 같지만... 넌 결혼두 하고 아이도 있구 하니까 나름의 그런 조건을 살려서 글도 쓰고 그럼 좋겠다. 너나 호찬오빠도 계속 쓰면 참 좋을 것 같은데. 부부가 열심히 함 써봐. 아깝소. 둘 다. 나름 아끼는 커플이야. 마음속으로만 ㅎㅎ 잘 살길 바라고 있구.

Y 님의 말: 나의 결론은 일만 하지 말구 글도 쓰라는 것! 바쁘고 힘들고 아이도 있구 해서 여유가 없겠지만. 넌 그림책 만들어도 좋구.

나: T.T 정말 그래야 하는데 참 나태해졌네

Y 님의 말: 나도 이제야 좀 정신차렸어. 김연수 작가는 회사 다니면서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진 무조건 글을 썼대더라. 같이 회사 다녔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Y 님의 말: 마지막으로 요새 내가 책상에 붙여 놓은 문장을 주고 난 자러간다. 무지 힘이 되더라 ㅎㅎ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매일 조금씩 글을 쓴다 - 레이몬드 카버

나: 정말. 잘자고 좋은 글 쓰고

Y 님의 말: 너두 부디
아마도 부지런히 동화를 쓰고 있을 친구가 주고간 문구.
알고 있던 글귀가 칼날이 되어 스친다.

사실, 올 2월 부터는 쓰고싶다는 욕망이 나란 토양에 발 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시간이 나면 킬링 타임 서핑이나 음식을 해대고 아이와 뒹굴고 어디든 나들이를 하는데 몰두하며,
쓰고 싶단 욕망이 있었던 사람이라기 보단 문득 문득 natural - born 회사원인양 스스로 여겨질 때도 있고,
초등학교 때부터 꿈을 꾸고 나면 꿈 속의 정서와 이미지와 느낌과 인물, 스토리 그런 것들을 모두 놓치지 않으려 꼼꼼하게 기록하던 오랜 습관도, 이젠 아침에 출근해 꿈 해몽 사이트를 찾아 '낡은 나무 배를 타고 가다 강물에 떠내려온 아기 시체를 건진 건' 어떤 의미인가 따위를 찾는다.

정말 지금도 내가 그런 것을 가슴에 품고 있는가.
이야기는 다 어디로 갔는가.
나와 대화를 한지 너무 오래 되었다.

눈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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