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에 해당되는 글 126건

  1. '내 동생은 매미래요' - 동생 생긴 첫 아이에 대한 기록 (3) 2010/07/20
  2. 6/15 데스티네이션 스파, 코사무이/방콕 떠나는 날 (4) 2009/07/14
  3. 6/14 낭유안 섬 스노클링, 캔들라이트 디너, 게이쇼 (1) 2009/07/14
  4. 6/13 BigC, MK수키, 코끼리 트래킹, 라와나 도서관, 이탈리안 레스토랑 프레고 2009/07/14
  5. 6/12 코사무이 라와나 리조트 풀억세스, 차웽, 무왕사무이 씨푸드 (2) 2009/07/14
  6. 6/11 랏따나꼬씬 왕궁, 씨암 센터, 쑤언 룸 나이트 바자 2009/07/14
  7. 6/10 방콕 오크우드 레지던스, 시암 니라밋 공연 2009/07/14
  8. 배두나의 성형이 우리 가족에게 미친 영향 (응?) 2008/07/04
  9. 일상 속에서 카메라 폰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 2008/07/03
  10. 폰으로 담은 도쿄5 - 쯔끼지 어시장 (1) 2008/04/03
  11. 폰으로 담은 도쿄4 - 도쿄타워, 쇼룸, 모바일 2008/04/03
  12. 폰으로 담은 도쿄3 - 라멘, 다이칸야마 와플스, 이자카야 2008/04/03
  13. 폰으로 담은 도쿄2 - 히비야 공원, 나무, 벚꽃 2008/04/02
  14. 폰으로 담은 도쿄1 - 전철, 호텔, 오다이바, 대관람차 (4) 2008/04/02
  15. 태안 주말 여행 (24) 2007/07/29
  16. 종합 병동 2007/06/16
  17. 딸에게 받은 선물 (7) 2007/06/11
  18. 돌아온 휴대폰 (2) 2007/05/30
  19. 생일, 새 식구 (3) 2007/05/30
  20. 자두맛 음료 쇼핑기 2007/05/24
  21. 어제의 사건, 사고 (4) 2007/05/23
  22. 밤 11시 친구와 메신저 대화 (3) 2007/05/11
  23. 감동적인 Gregory Colbert의 사진 (11) 2007/05/04
  24. 러브스토리 기사 2007/05/04
  25. 24개월 서진이 리포트 (5) 2007/05/03
  26. 봄날 2007/04/16
  27. Information always outlives technology (2) 2007/04/13
  28. 커뮤니티에 대한 생각, 공감 2007/04/11
  29. 서진이의 만행(..의 재구성) (5) 2007/04/10
  30. 연애 (12) 2007/04/04
동생을 간절히 원하고 터울이 많이 지는데도 막상 동생이 태어난 후 현실의 변화들을 서진이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이제 세달이 되니 동생이 추가된 가족간의 관계나 생활에 익숙해지고, 심리적으로도 많이 안정되어 다행이다. 첫째가 더 많이 신경 쓰이고 안쓰럽고 이해하려 노력했던 시간들에 대한 기록이다.  
--------------------------------------------------------------------------------------------------

1. 봄을 기다려요
 

내 친구 보현이에게 동생이 생겼대요. 놀이터에서 어떤 언니가 동생 손을 잡고 다니며 둘이 즐겁게 노는 것을 보았어요. 엄마에게 나도 동생을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혼자 노는 건 심심해. 동생 있어서 같이 놀면 좋겠어.

 

어느날 엄마는 나에게 귓속말로 비밀을 말해주겠대요. 이제 너도 동생이 생길거야. 정말? ~ 몇밤 지나면? 이백팔십밤 정도? 그렇게나 오래 걸려? 싫어 빨리 낳아줘. 

나는 매일 매일 엄마에게 물어봤어요. "동생 언제 나와?" "봄이 되면 나와." "봄이 언제 되는데?"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어요. 가끔 엄마 아빠와 함께 산부인과에 가서 뱃속의 아기 모습을 화면으로 봤어요. 아기는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심장 소리를 들을때는 크게 쿠궁쿠궁 하는 것이 신기했어요.

 


봄을 기다리면서 나는 동생이 생기면 뭐가 좋을까
, 무엇을 하고 같이 놀까 생각하다가 동생에게 필요할 것 같은 장난감을 미리 사달라고 하고 내가 좀 갖고 놀아도 좋겠는걸? 했어요. 하지만 엄마 아빠는 동생이 그걸 좋아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으면 어떡하냐며 안된대요. 그래도 나는 동생에게 그 장난감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동생은 태어나도 금방 그걸 갖고 놀 수는 없다고 해요.    

 

엄마의 배가 점점 불러오고 엄마는 나를 안아주기도 힘들어 하셨어요. 친구 보현이의 동생은 이제 많이 컸는데 어느날 보현이가 나에게 말했어요. 동생이 태어나도 하나도 좋을게 없다고. 엄마 아빠는 동생만 좋아하고 나는 싫어하게 될 거래요. 나는 정말 그럴까 불안했어요. 이렇게 나를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정말 변할까? 하루는 방에서 책을 보는데 거실에서 웃음 소리가 나서 빼꼼히 내다봤더니 아빠가 엄마 배에다 대고 아가~ 아빠다~ 사랑한다~ 하고 말하며 웃고 있었어요. 정말 보현이 말이 맞나 봐요.

 

엄마는 배가 터질듯해졌고 나와 함께 뛰어놀지도 못했어요. 잠자리 책을 읽고 나서 불을 끄고 누우니 다시 보현이 말이 생각났어요. 나는 감출 수 없이 훌쩍이고 말았어요. 엄마는 놀라며 물었어요. 왜 그러니? 무슨 일이야? 무슨 걱정있어? 동생 태어나면 엄마 아빠 나 싫어할 거잖아. 그게 무슨 소리야. 엄마 아빠가 서진이를 사랑하는 것은 변함이 없어. 동생이 태어나도 지금처럼 똑같이 서진이를 사랑할 거야. 거짓말! 진짜야~ 그럼 두고볼거야.. 나는 동생이 태어나서 엄마 아빠가 정말 변할지 안할지 지켜볼거에요.


2.
내 동생이 태어났어요.

 

어느덧 봄이 되었어요. 엄마는 아빠와 함께 마트에 다녀온 후 나에게 저녁을 차려주다가 갑자기 아빠에게 병원에 갈 준비를 하라고 하고 할머니에게 전화를 했어요.
저녁을 막 먹으려던 나는 불안해서 엄마에게
어디가? 가지마 했어요. 엄마 병원 가서 동생 낳고 올게. 서진이는 저녁 잘 먹고, 할머니 말씀 잘 듣고 잘 놀고 있어~ 싫어 가지마. 서진이 동생 태어나려고 해서 병원 가야돼. 엄마 금방 올게.
나는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울었지만 엄마가 병원에 갈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엄마는 내가 먹고 싶다는 꽁치구이를 차려주고 세 숟가락을 먹는 동안 함께 있다 할머니가 오자 병원으로 갔어요 
 

저녁을 먹고 나서 엄마랑 아빠는 지금 뭘할까, 아기는 어떻게 됐을까 생각에 놀이에 열중할 수도 없었어요.
밤 늦게 할머니가  동생 태어났대 서진아~ 서진이랑 똑 닮았댄다. 하고 말해줬어요.
그날 밤에 나는 할머니랑만 잤어요.
나는 동생 꿈을 꾼 것 같아요.
아침이 되자 어린이집에 갈 준비를 하면서 할머니가 어린이집이 끝난 후에 동생 보러 가자고 했어요. 나는 엄마가 더 보고싶었지만 동생도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어요.


할머니 손을 잡고 병실에 들어서니 엄마가 병원옷을 입고 침대에 누워있었어요. 나는 엄마~하며 엄마에게 달려가 안겼어요. 엄마는 나를 보고 활짝 웃으며 누나가 된 걸 축하해 라고 안아주었지만 아빠와 할머니는 엄마한테 너무 세게 안기거나 밀면 안된다고 주의를 줬어요. 엄마는 아기를 낳은 후에 몸이 약해서 조심해야 한다구요.

그리고 옆에 아기 침대를 끌어와 동생을 보라고 했어요. 동생은 포대기에 꽁꽁 싸인 채로 자고 있었는데 꼭 애벌레 같았어요. 나는 참 작다.. 하며 신기해했는데 엄마가 한번 동생을 만져보래요. 좀 겁이 났지만 동생 볼을 손가락으로 건드려봤어요. 아주 부드러웠어요. 이번엔 발도 한번 보라며 포대기를 들추니 아주 아주 작은 발이 나왔어요. 나는 발을 보고는 막 웃음이 나왔어요. 이 발로 어떻게 걸어 키킥

동생을 보고 엄마 옆에서 놀다보니 할머니가 집에 가자고 해요. 엄마는 집에 언제와? 하니 병원에 있다가 조리원에 있다가 집에 온대요. 또 몇 밤을 자고서야 집에 온다기에 나는 동생이랑만 같이 있는 것이 심통이 났지만 이제 누나가 되어서 의젓하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난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아주 잘 지냈지요.

 

엄마가 있는 조리원에 세번 갔는데 갈 때마다 아기를 유리창 너머로 보고는 엄마와 만나 얘기를 했어요. 엄마는 나에게 그림 선물도 해주고 편지도 줬는데 공주처럼 나를 예쁘게 그려줘서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나는 어서 동생이랑 엄마가 집에 와서 같이 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3. 집에 온 동생

 


어느날 어린이집이 끝났을 때 아빠가 데리러 와서는 집에 엄마가 왔다고 했어요. 나는 어서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 마구 뛰어왔죠. 집에 들어와
엄마~ 하고 소리치니 정말 엄마가 나와 나를 안아줬어요.

그리고 방에 들어가보니 동생이 누워있었죠. 여전히 작고 애벌레 같았지만 이번엔 손도 잡아보고 발도 또 만져봤어요. 햐 귀엽다~~

그런데 갑자기 동생이 울기 시작했어요. ~~ 아주 시끄러운 소리로. 엄마가 동생을 안아주고 달래는데도 그치질 않아요. 동생은 눈을 질끈 감고 온몸이 빨개지며 계속 ~ ~ 하고 악을 쓰고 울어요. 도대체 왜 그러지. 나는 너무 불안해져요. 나는 빨리 아기를 달래라고 엄마 아빠에게 말해요. 엄마 아빠는 아기를 안고 어르고 젖도 먹여보지만 아기는 계속 울기만 해요.

나는 동생이 우는 소리가 정말 듣기 싫어졌어요. 왜 그치지 않는거야! 어서 그만하게 해봐!
하지만 동생은 한참을 더 울었어요.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아요. 나는 기분이 나빠지고 동생도 미워졌어요.
울기만 하는 동생 보기 싫어.
식사 시간이 되어 밥을 먹으려는데 또 동생이 울어댔어요. 엄마는 같이 밥도 먹지 못하고 동생을 안고 달래요. 나도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요.
시끄러워 이 매미야!
 

동생이 집에 온 후에 시도때도 없이 나는 악을 쓰며 우는 소리를 들어야 했어요. 밤에도 몇번씩이나 몇시간씩 우는 바람에 나는 아주 짜증이 났죠. 게다가 엄마는 아기를 안고 있느라 전처럼 나랑 같이 만들기 놀이를 할 수도 없고 나를 많이 안아주거나 같이 잠도 못자고,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아기 때문에 엄마랑만 먹고 아빠가 아기를 보거나, 아빠랑만 먹으며 엄마가 아기를 봐야만 했어요. 아기가 울 때는 항상 나는 뒷전이고 내 얘기에도 엄마 아빠는 건성으로만 대답하고 뭐든 내가 알아서 하래요.

난 아기 때문에 이렇게 달라진 것이 정말 화가 났어요. 보현이 말이 맞았어요. 동생이 생기면 나는 미워하고 동생만 이뻐한다는게 진짜였어요.

 

4. 매미랑 같이 살기

나는 이제 동생보다 더 크게 울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그래야 엄마 아빠가 정신을 차리고 나를 달래주겠죠. 그리고 동생처럼 아무것도 혼자 못한다고 해야겠어요. 그러면 엄마 아빠가 동생을 보다말고 나를 돌봐주겠죠. 모든 것이 다 마음에 안들고 짜증이 나서 계속 눈물만 나왔어요.

동생처럼 굴고 더 크게 울어야지 생각을 하기도 전에 조그만 일에도 울음이 터져나오고 아주 서러운 마음이 들어서 엄마 아빠가 달래다 지쳐서 이제 그만 그치라고 해도, 흐느끼며 눈물을 계속 흘렸어요. 나는 너무 슬펐어요. 그냥 전처럼 동생이 없었던 때로 돌아가서 엄마 아빠와 즐겁게 놀고 싶었죠. 그렇게 좋아하던 엄마도 이젠 싫어졌어요. 난 혼자가 되어버린걸요.

매일밤 동생은 울었고 나는 건드리기만 하면 소리를 지르는 아이가 되었어요. 시끄러워 이 매미야! 조용히 좀 해!   

 

어느날 나는 어지른 장난감과 그림 종이를 치우지 않고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에게 놀아달라며 바닥에 누워 떼를 쓰고 울었어요. 엄마가 아기 좀 달랜 후 책 읽어줄게 했지만 나는 싫어. 지금 당장 해 지금! 하며 발버둥을 치며 울었죠. 엄마는 아기 젖을 물리고 아빠가 내게 울음 그칠 때까지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했어요.

동생만 봐주고 나를 또 혼내는 것이 화가 나서 방문을 세차게 꽝! 하고 닫으며 방에 들어가 침대위에 엎어져 엉엉 울었어요. 그러자 엄마가 방으로 들어왔어요. 엄마는 내 어깨를 붙잡고 눈을 바라보고 아무 말도 안했어요. 우리는 그렇게 서로 바라보기만 했어요.

그런데 엄마 눈에서 나처럼 눈물이 뚝뚝 흘렀어요. 나는 뜨끔 놀라 울음을 그쳤어요. 엄마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 때문에 속이 많이 상한 것 같았어요. 엄마는 나를 가만히 안고 한참 있다가 방을 나갔어요.

나는 내가 한 일들을 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동생이 울 때 그러게 내가 낳지 말랬잖아! 아기 갖다 버려! 라고 소리친 일, 안되는 거 알면서도 엄마 아빠에게 당장 해내라고 떼 쓴일, 말해야 할 때 또박또박 말하지 않고 그냥 악을 쓰며 울기만 한 일.. 하지만 그래도 나도 억울하고 화가 많이 난다구요.

 

5. 매미가 또 우네

 


다음주가 되자 나는 동생 울음 소리에 좀 적응이 되었어요. 동생이 울기 시작하면 재빨리
에잇! 하고 다른 방으로 달아나는 방법도 있어요.

그리고 나는 여섯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생일날 아침, 엄마는 두 살 때 엄마가 만들어준 흰 드레스를 입혀주고 머리를 예쁘게 빗어줬어요.

처음으로 빠졌던 아랫니는 새로 하얗게 나기 시작했고, 주말에는 아빠랑 뮤지컬을 보러갔죠. 분홍병사라는 뮤지컬을 보는 동안 나는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요. 엄마가 읽어주던 잠자리 책은 엄마가 동생을 달랠 땐 아빠가 대신 읽어 주었어요.  

이제 동생이 울면 우리 모두 매미가 또 우네~하고 크크크 웃었죠. 가끔 동생이 울어서 엄마에게 달려가 동생 울어 하고 말하면 엄마는 . 아직은 좀 더 울어도 돼 하고 하던 일을 마저 하고 천천히 갈 때도 있어요. 울음 소리를 들으면 안다나요.




 엄마 아빠가 말하길 아기가 우는 이유는 이런 것들 때문이래요. 배가 고프거나, 졸립거나, 춥거나, 너무 덥거나, 어디가 아프거나, 안겨있고 싶거나, 오줌을 쌌거나, 똥을 쌌거나, 혼자 있는게 싫거나 등등..

그래서 아기가 울면 엄마 아빠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를 맞혀보는데 갈수록 척척 맞혀가서 빨리 아기를 달랠 수가 있었어요.

나는 여전히 아기가 미울 때도 많지만 아기랑 아침 늦게 일어나 이불 위에 같이 누워서 하품하거나, 잠든 아기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아보거나(그럼 젖 먹고 토한 냄새 같은 게 나기도 하고, 좀 좋은 냄새가 날 때도 있어요), 울지 않고 놀고 있을 때 손을 잡거나 발바닥을 간지럽히거나, 웃기게 뻗어있지만 솜털처럼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만져보거나, 웃긴표정을 짓거나 오하고 입을 오므릴 때, 이상한 소리를 내며 말할 때, 엄마가 아기가 얼마나 무거워졌는지 안아보라고 해서 살짝 안아볼 때... 그런때는 아기가 좋아요. 


 

그리고 심지어 동생이 똥을 싸며 울 때 엄마가 손을 잡아주라고 해서 잡아준 적도 있어요. 그건 진짜 진땀 나는 일이었어요. 내가 싫어하는 매미 소리를 내며 우는 데다, 아기도 똥냄새가 지독하기 때문에, 그리고 깔끔한 내게 아기 똥이 묻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나는 불안했지만 용감하고 의젓하게 손을 잡아주었죠. 아주 잠깐 동안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엄마 아빠가 나에게 잔소리를 좀 많이 하는 것 같을 땐
나 싫어? 나 싫고 애기만 좋아?하고 물어보기는 해요. 그럼 언제나 아니 우리 서진이 얼마나 사랑하는데. 동생이랑 너를 똑같이 좋아하지. 하는 대답이 돌아오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놀러왔을 땐 모두 동생 곁에 앉아서 동생 얼굴만 쳐다보며 있어서 이거 봐요. 나 이런 것도 해요 했는데 돌아보지도 않지 뭐에요. ! 나는 뾰로통 해져서 관심없냐. 나한테 관심없냐.. 하고 중얼거렸더니 엄마가 듣고는 푸훗-하고 웃었어요.

생각해보니 내 이름에는 엄마 이름이랑 같은 글자가 하나 뿐인데, 동생은 이랑 두개나 같아서 그것도 좀 불만이네요.

 

6. 나는 누나니까

 

어느덧 아기가 집에 온지 두달이 되었어요.

나는 이제 좋아하는 토끼, 고양이, 다람쥐는 물론 양이랑 생쥐도 잘 그리게 되었어요. 아마 여섯살이 되어서 그런가봐요. 아니면 누나가 되어서 그런가?

엄마가 그러는데 동생은 내가 웃길 때 제일 많이 웃는대요. 또 내가 지나가면 동생 눈이 나만 따라다닌대요. 그래서 동생 앞에서 이리 저리 움직였더니 정말 동생은 나만 뚫어지게 쳐다보았어요. 그리고 진짜 내가 얼러주니까 가장 크게 웃는거 있죠.

동생은 누나가 제일 좋은가보다. 엄마 아빠는 나를 부러워했어요.

 

하루는 어린이집에서 집에 돌아오니 아기가 보이지 않았어요. 엄마에게 형진이는 어디 있냐고 물었어요. 그러자 엄마가 옆집에 줬어. 너 아기 싫어하잖아. 아기 누구 주라며. 그래서 줬는데? 집 조용하고 좋지?

나는 동생이 없다는 소리에 머리 속이 번쩍하고 가슴이 덜컹 했어요. ? 안돼. 왜 줬어. 주지 마. 빨리 데려와. 나는 엄마한테 매달려 얘기했어요.

그러자 엄마는 빙긋 웃으며 아기는 다른 방에서 잠자고 있대요.

나는 정말인지 동생에게 가보았어요.

 

동생은 진짜 방에 있었어요. 내가 가까이 가니 잠에서 깨서 나를 보았는데 입을 크게 벌리고 꺄아 소리를 내며 웃었어요. 나는 형진아~ 잘 잤어? 누나 없어서 심심했져? 하고 엄마가 아기를 어를 때처럼 흉내를 내보았어요. 동생은 계속 나를 쳐다보면서 아우~ 하는 웃긴 소리를 내요.

나는 키득 거리면서 동생의 터질듯이 빵빵한 볼을 오므려 붕어 입을 만들었어요. 내 동생은 매미도 되고 붕어도 되는 것 같아요. 온몸이 빨개지도록 울 때는 색색깔로 변하는 카멜레온 같구요. 젖 먹을 걸 잘 토하니까 토쟁이, 뱃속에서부터 딸꾹질을 잘하는 딸꾹질쟁이, 또 짱구 이마랑 머리 모양은 해럴드와 자주색 크레파스 동화책에 나오는 해럴드를 닮았구요.

그렇지만 정말 닮은 건 엄마가 보여준 사진 속의 어릴 적 나랑 제일 많이 닮았어요. 형진이는 내 동생이니까요.
 



--------------------------------------------------------------------------------------------------

동생이 생긴 후 샘내고 화내고 불안해하는 아이에게
아이가 아주 만족스러워할 정도로 충분히 그 아이에게만 집중하여 놀아주는 짧은 시간을 갖는 것 만큼 좋은 약은 없었던 듯 하다. 눈을 맞추고 꺄르르 웃고 놀다보면 아이의 스트레스가 씻겨져 나가는 것이 보인다.
그렇게 하고 나면 이후에 동생 챙기느라 바쁘더라도 별로 신경쓰지 않고 저 혼자 할일을 찾아 잘 한다.
엄마와의 사랑이 잔뜩 충전되어 있어서 자신이 흔들림없이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의 힘이 오래 가나보다.

코사무이를 떠나는 날, 날씨는 더없이 청명했다.

                                 이건 정자에 누워 차양에 비친 나뭇잎 실루엣을 보며 찍은 것..
                                 도마뱀도 한마리 지나갔는데..
                                  간밤에 모기에 물려 왼쪽 볼이 사탕 문 것 처럼 퉁퉁 부었다.

                                 오늘 아침도 밥먹을 땐 코사무이에서 가장 버릇나쁜 아이로..


                독사려~~~~~~~~

                         아름다운 태국의 날씨도 오늘이 마지막. T.T
                                 엄마가 짐쌀동안 노닥 노닥..

이사님이 사랑하는 맛있는 태국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얜 그저 덥고 졸릴 뿐.. 우리가 중독된 태국 음식에 관심이 덜 하다.
                               







                       평범한 실내에 소박했지만 음식 맛은 최고였다. 가격도 저렴한 최고의 집.

식당 바로 앞에 있는 이사님 집에 잠깐 들러 너무 귀여운 강아지 애니와 좀 놀다가
스파를 받으러 데스티네이션 리조트로 이동했다.
서진이는 이사님이 봐주시며 애니하고 놀기로 하고 엄마 아빠는 목욕하고(-.-;) 올게 하여 씩씩하게 인사하고
떨어질 때 어찌나 귀에 대고 "엄마 목욕 금방하고 와야돼~"하고 속삭이는지..








스파는 처음 만나서 시원한 웰컴 음료를 먹고 자기 마음에 드는 오일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해
스팀, 자쿠지, 바디 스크럽, 오일 마사지, 마지막으로 따듯한 차를 마시는 것까지의 모든 과정을 다 소중하게 생각한다.
게다가 엄청난 발명품.. 스파받을 때 입는 검은색 망사 팬티는 편하고 덜 민망하면서 아주 유용하다고 감탄하게 만들었다.
주로 과일로 만든다는 스크럽 재료는 약간의 해초도 섞여있는지 받는 동안 맛있는 냄새가 나서 아주 행복했다.
오일 마사지로 뭉친 근육의 피로까지 풀고 나오자 몸이 날아갈 듯 했다.
부부간의 사랑이 더욱 돈독해지는 시간이므로 꼭 받고 가야 한다고 주장하신 이사님께 감사.
 
이제 코사무이를 떠날 시간. 비가 내리고 있는 중에 아슬아슬하게 비행기 시간에 맞춰 공항에 도착해서는
정말 잘 가이드 해주신 것은 물론 태국이라는 나라와 사람들에 대한 귀한 얘기까지 많이 들려주셨던 이사님과도 작별.
나중에 한국에 오시면 꼭 뵙자고 약속하고 바이바이~
 

코사무이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흰 구름 구경을 하고 있는데 무지개가 보였다.
비행기에서 보는 무지개는 처음이었다.
방콕 공항으로 와서는 그 크고 좋다는 킹파워 면세점에서 쇼핑.
우리는 주 공략대상들을 먼저 훑고는 이제 다 봤다 하고 여유롭게 게이트 쪽으로 이동하는데..
아까 본 것의 백배는 될 법한 드넓은 면세점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게 끝이 아니였고 여기서부터 본격 시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살 것은 이미 다 산 뒤였기에 우리는 긴 면세점을 구경만 하며 쭉쭉 걸어나갔고 그러는 사이에 서진이는 잠이 들어버렸다.
 

거의 자정이 되어서 방콕을 떠나게 되어있었기에 그때부터 오는 내내 서진이는 아주 정신없이 잤고
나는 너무 춥고 비행기에서 주는 담요는 움직일 때 마다 빠직빠직 정전기가 일어서
마사지로 풀린 몸이 다시 신경까지 날카로워지면서 한숨도 못잔채 한국에 떨어져서 아침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출근 강행.
완전 알차고도 빡빡한 여행을 마감했다. 
 
아직도 라와나에서 푸른 하늘에 떠가는 흰구름 보며
새소리 물소리 들으며 한가롭게 수영하던 그때가 아주 몹시 그립다.  

낭유안으로 가서 스노클링 하기로 한 날이라 아침 일찍 선착장으로 갔다.
늦는 바람에 아침도 걸르고 온 터라 선착장 앞 카페에서 커피와 토스트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스노클링 장비와 사람이 먹어도 되지만 대부분 물고기 피딩할 때 줘버리는 빵을 받아들고 페리에 올랐다.
 
꽤나 먼 거리를 배를 타고 가야 하느라 지루함에 몸을 배배 꼬다가 겨우 내렸다. 
확 트인 바다에 하얀 모래가 고운 작은 섬. 
산쪽에는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작은 나무 방갈로가 촘촘이 세워져있다. 



정말 예쁜 색깔의 바닷가 모래밭 선베드를 2개나 빌려 놓고 발밑의 모래를 느끼면서
앉아서 바다 바람을 좀 쐬다가 물고기들을 보자고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물 속으로.. 
 



색색깔의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빵조각을 떨어뜨리니 우리 다리며 손에 부딪히며 파닥 파닥 먹겠다고 난리.
힘도 좋아 몸통에 맞으면 아프더라.
서진이는 코를 막는 수경을 쓰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물 밖에서 빵가루를 떨어뜨리며 둥실 둥실 떠서 물고기들 밥 주는 게 즐거운 모양.
물고기가 다가오면 무서워서 내 다리에 착 감겨서 완전 밀착.
우리에게 몰려든 물고기들을 구경하고 서 있던 백인 할아버지에게도 줘보라며 빵을 건넸는데
할아버지가 빵을 물고기들에게 내밀면서 너무 꽉 잡고 있었는지 그만 손가락을 물리고 마셨다. 켕 -.-+






좀 더 멀리 나가니 눈부신 파란 작은 물고기들이 몰려들었고 발 밑에는 팔목만한 해삼들이 널려있었다.
스노클을 마치고 나오다 서진이 모자가 없어진 걸 알고 아빠는 모자 찾으러 가고 
우리는 샤워를 하러 갔는데, 이 섬에서는 물이 너무 귀해서 샤워할 때 돈을 내야 물이 나오게 되어있었다. 
돈이 든 방수팩을 남편이 가지고 있어서
땀띠난 곳에 짠 바닷물이 들어가서 아프다 춥다 하는 애를 데리고 먼저 샤워하고 이따가 돈을 주면 안되겠니 했더니
대꾸가 없다 이 인간들..
결국 남편 올 때 까지 바들 바들 떨며 기다려서 겨우 샤워를 했는데.
돈 받는 인간들 미워서 샤워를 아주 오래 오래 해버렸다.
 



하나 밖에 없는 레스토랑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원래는 보트를 타고 더 나아가서
더 깊은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깊은 바다에서 서진이가 수영하기도 힘들 거 같고 멀리 보트 타고 나가면 맘대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하여 그냥 안가고 여기서 놀기로 했다.



레스토랑 여기 저기에 고양이 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아빠는 선베드에서 자고, 서진이는 그 고양이들과 놀기에 정신이 없었다.


             저 하얀 새끼 고양이한테 빵을 주다가 고양이가 입을 댔다가 먹지 않자
             서진이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자기 입에 넣는 걸 기겁을 하고 빼냈다.
             같이 고양이랑 놀아주던 식당 아저씨도 놀라고 웃겨서 서로 눈이 똥그래져서 한참 하하 웃었네..





            다시 선베드에 앉아 바다 위 구름들의 모양이 고래를 닮았다는 둥 시간을 보낸 후


돌아갈 시간이 되어 다시 훼리에 오르고 서진이는 곯아떨어지고 덕분에 지루한 뱃길을 조용히 올 수 있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엄마 아빠는 수영하는데  
서진이는 이제 수영도 지겨운지 물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한다. 
그래서 정자에 앉아 놀면서 엄마 아빠 수영하는 걸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실컷 수영하고, 쿠키를 먹으며 출출함을 달래고




저녁에는 그냥 빌라에서 캔들 라이트 디너를 하기로 했다. 


신혼부부라면 단둘이 바다를 내려다보며 디너를 즐길 수 있는 저 위의 스카이 어쩌고에서 먹었을텐데
비도 한두방울 떨어지고, 바다도 잘 안보일 거 같아서 그냥 바닷가 앞 레스토랑에서 하기로 했다.






식사를 시작하려고 할 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딱 10분 깔끔하게 내리고 끝났다.
 
식사를 마치고 차웽으로 나가 맥도날드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정말 제대로 된 쌀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얘기하다가 게이쇼가 꽤 괜찮은 수준이라고 하여
쌀국수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썽태우를 타고 차웽 반바퀴를 돈 후 게이바에 내려서 쇼를 관람했다.








사실 서진이와 함께 보는데 쇼의 내용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닥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고
아무리 노천이긴 하지만 주위에서 술과 함께 담배를 사람들이 있어 좀 괴로웠다.
서진이는 화려한 조명과 반짝이는 의상을 입고 열정적으로 춤과 노래를 하는 오빠, 아니 언니들에게 푹 빠져서
졸릴 시간인데도 눈도 깜짝하지 않고 무대에 시선 고정..
화장실도 안가고 움직이지도 않고 쇼 관람에 열중이었다.

브리트니, 휘트니 휴스턴, 카일리 미노그, 티나터너도 만나고
중국 배우 처럼 생긴 기름진 아저씨의 공연도 멋졌다.
무대에서 진행을 하거나 공연을 하는 언니들은 참 유머러스하고 베테랑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아주 노련했다.
서빙하는 직원들은 아직 짧은 남자 머리에 메이드 컨셉의 앞치마를 입고 눈썹을 붙이고 화장을 좀 하긴 했지만
아직 연습생의 신분이어서 쇼가 할 때는 서빙을 하고, 낮에는 저 무대에 오르는 날을 위해 열심히 연습을 한다고 한다.
 
남편과 서진이가 게이쇼에 푹빠진 덕에 꽤 늦게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에 눈을 떠서 아침 먹으러 해변에 있는 식당으로 간다.
가는 길은 참 아름답다. 반짝이는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쭉 이어진 정갈한 길 위 아침부터 따갑게 내리쬐는 햇빛을 받으며 내려간다.




                               이게 조식 중 유일하게 저 혼자 포크질 하는 사진일 거다..

노천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면 너무나 지쳐 몸부림 치는 서진양 땜에
태국에서 거의 빨리 빨리 먹여주느라 이놈의 버릇은 정말 나빠졌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 밥먹기도 힘들어해서
주위의 외국인들이 보면 기막혀할 떠먹여주는 한국 엄마의 진상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매 식사마다 너가 코사무이에서 제일 버릇 안좋은 아이일 거다 아마.. 소리를 되뇌일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식사를 마치고 종종걸음으로 숙소로 가서 훌렁 훌렁 벗고 풀장으로 풍당~


            이건 준비운동 요가인가. 활자세?


                                            수중카메라로 포착한 뽀글뽀글...

어제 오후에 뛰어들었을 때에 비해 아직 아침이라 물이 시원했다.




매일 매일 수영을 하며 물에서 놀았더니 이제 튜브도 없이 혼자서 물에 꽤 떠있을 수 있고,
떨어진 곳에 있는 엄마 아빠한테도 어찌 어찌 강아지 수영하듯 이동해서 오기도 곧잘 한다.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익숙하게 보는 패션.. 손에든 건 달팽이

수영할 때 마다 연약한 피부가 상할까봐 모자에 긴팔 가디건까지 입혔지만
역시 강한 햇살에 괴롭힘 당하고, 조금만 더운데서 땀이 나면 엄청 간지럽고 따가운지.
서진양 등에서부터 땀띠 같은 것들이 올라왔다.
 


실컷 수영한 후 알로에를 발라 진정을 시켰지만 더운 곳에 나가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오늘은 코끼리 트레킹을 하기로 한 날이라서 걱정이 되었지만.. 버텨보는 수밖에.
 
이사님을 만나 우리 나라로 치면 이마트 같은 BigC 라는 쇼핑센터에 갔다.
그곳 1층에 MK수키가 있어서 간만에 에어콘 나오는 시원한 실내에서 뜨뜻하고 맛있는 수키를 즐겼다.
수키는 40여년에 걸처 발전된 결과물이라는데 MK 수키는 태국 전역에 가장 많은 체인을 가지고 있다.
아직 시간이 많이 있으니 더울 때는 비실비실 에어콘 바람 쐬면서 구경하시죠 하는 말이 너무 반가워서.
우리는 태국 사람들은 뭘 사고 뭘 먹는지 이것저것 구경했다.
공산품과 선물용으로 잘 나간다는 제비집과 정말 탐나는 것이 많았던 식품 코너까지 구경을 하고,
여기는 부자일 수록 날라가는 안남미를 먹고, 가난할 수록 찰진 쌀을 먹는다는데
질좋은 안남미를 한포대 사오고 싶은걸 꾹 참았다.
 
우리가 쇼핑하는 동안 계산대 뒤가 시끌벅적.. 무슨 노래자랑이라도 하는 것 같았는데
보니까 어제 차웽시내에서 봤던 게이 언니들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공연을 하고 있었다.
한류 열풍에 따라 한복을 입고 공연하는 팀도 있었는데.. 쇼핑센타에 울려퍼지는 아리랑은.. -.-;;

                                        얘 이제 좀 무서워 하는 것 같다.. 나도 사실은..
거기 스포츠 용품점에서 모자를 하나 사고 바로 근처에 있는 코끼리 트래킹 하는 곳으로 갔다.
 
코끼리 공연하는 곳에서는 어린 코끼리 두마리가 조련사의 주문에 따라 이런 저런 장기를 펼치는데
한사람씩 관람객을 불러 눕혀서는 타올한장 깔아주고 코끼리가 발로 살살살 누르며 밟으면
'타이 마사지!' 하고 조련사가 외치는데.. 밟히고 있는 사람은 간지러운지 숨넘어가게 웃고 누워있다.
바나나를 한바구니 사서 간식을 주는 것으로 끝나자 이제 진짜 코끼리를 타러 올라갔다.
 

우리 셋을 싣고 코끼리가 출발하자 그때 부터 기우뚱 기우뚱 코끼리의 걸음 따라 우리도 춤을 춘다.
아무래도 성인 세명과 무러 18kg인 아이까지 태우고 힘겹게 천천히 걷는 코끼리나 안쓰러운데
잠깐 멈춰서는 폭포수 같은 오줌을 오래 오래 싸주신다.
그저 걷는 14살짜리 암컷 코끼리 위에서 기우뚱 기우뚱 하늘도 감상하고,
이 코끼리들 때문에 먹고 사는 농장의 일꾼들 집이며 살림 살이를 넘겨 보며,
아직 무성한 나무 밖에 없는 휑한 드넓은 땅을 구경하며.. 


계속 눈에 들어오는 건 앙상하게 마른 까만 아저씨의 어깨 위에 걸쳐진 낫. 
짚모자를 쓴 아저씨는 흥얼 흥얼 노래를 부르며 풀을 뜯고 하염없이 무엇인가를 꼼지락 거렸다. 


나는 계속 그 마른 어깨의 깊은 골에 걸쳐진 낫에 찔리진 않을지 아프진 않을지.. 
그리고 아저씨가 만지는 저 풀은 톱니같은 가장자리에 손만 대도 베고 마는 그 풀인데..
그때 아저씨가 우리를 돌아보며 손으로 무엇인가를 건넨다. 
가만히 보니 그 풀로 만든 아이용 반지였다. 
우리가 그냥 풀로 만들어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완전한 공예품이었다. 
아이와 나는 환호를 하며 고맙다고 하고, 그를 아티스트로 칭송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아이는 풀반지를 손에 끼고.. 오랜 시간 그저 기우뚱 기우뚱 코끼리의 걸음을 느끼며 앉아있는 시간을 의외로 즐기고 있었다.  

                                                     코에는 땀이 송송송..

이제 슬슬 언덕을 올라갈 때쯤 아저씨는 또 손을 내밀며 내 손가락에 맞는 반지를 선물했고
조금 더 가서는 별모양의 목걸이를 아이와 내것 2개나 만들어 줬고.. 
언덕에서 가장 바람이 시원한 목에서 잠깐 코끼리도 서고 우리도 바람에 땀을 식히며 한참 서있은 후엔
걸이까지 완벽한 팔찌를 만들어줬다.


그리고 그는 우리에게 카메라를 달라며 돌아앉아서 사진을 찍어줬다. 
카메라를 돌려받고 우리는 그도 찍고 싶어서 찍자고 했더니 그는 수줍게 웃더니 곧 돌아앉았다. 
웃을 때 드러난 그의 이는 거의 썩어 남지 않았다.  
그는 돌아오는 길에 기어이 남편 손가락에 맞는 반지까지도 마저 만들어 주었다.



풀세트 악세서리를 받아들고 코끼리에서 내려 수고한 코끼리와 아저씨에게 인사하고 내려오니
더위가 몰려와 아이스크림과 병콜라를 하나씩 사먹는 중에
어느틈엔가 우리 사진을 찍어 액자로 만들어 마음에 들면 사라고 내민다..
잘 나왔기에 사들고 왔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지친 심신을 수영으로 달래고.
빌라에서 숙소 정리를 해주면서 계속 세팅해주는 쿠키와 과일을 먹었다.
나는 처음보는 과일을 요모조모로 분해해가며 맛을 보았다.

               얘는 약관 참외와 오이스러운 아삭한 맛에 약간 신듯하면서도 달고.. 대체로 시원한 맛

             군고구마 같은 모습의 얘는 정말 군고구마나 곶감같은 찐득거리면서도 엄청 엄청 단 맛..  
          
                             한결 시원해진 몸으로 라와나 리조트 내의 도서관에 놀러갔다.




도서관은 주로 태국 여행이나 예술, 역사, 건축물, 실크 등등에 관한 두꺼운 사진집도 많았고
아이들 책도 있었는데 방콕이나 태국을 배경으로 한 영어 동화책이었다.




dvd나 보드게임을 빌려가서 할 수 있었는데
도서관에 우리 밖에 없어서 보드게임을 펼쳐 놓고 할 수 있었다.


 
몇일간 인터넷 세상과 단절되어 나는 너무 좋았는데, 남편은 금단현상이 일었는지
pc를 보자마자 달려가 하더니 한국은 우리가 떠날 때랑 더 달라진 게 없네 더 안좋아. 한다.
 
                                                          태국에서 만난 잠자리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로비에서 이사님을 기다리는데
괜히 한번 뛰어갔다 와보라고 시켰더니, 열심히 하더라.
남편이 왜 똥개훈련 시키냐고 했는데, 저도 즐거워 하는 걸 뭐..



차웽으로 나가 이사님 강추하신 이탈리안 레스토랑 프레고에서 양고기 코스를 먹었는데
빵과 샐러드도 정말 맛있었고, 메인인 양고기는 해초와 함께 곁들어 먹어 특이했다.
정말로 내가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는 양고기 요리였다.
이 집은 좋은 재료에 뛰어난 스타일링에 맛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




(역시나 먹는 도중 더위에 지쳐가는 서진양을 유일하게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인.. 화장실로 데려가 식히고 데려오고를 반복.. 계속 충전해 가면서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 )

방콕을 떠나 코사무이로 가는 날
역시 아침일찍 조식 부페 후 오크우드에서의 마지막 수영을 즐겨주고,
세식구가 복작복작 샤워를 하고, 여유롭게 짐을 싸서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역시 태국 택시 기사들은 과묵하고 쿨하구나.

공항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데 공항은 정체불명의 태국식에다 가격까지 비싸구나.
맛은 그저그런데 가격대는 나이트바자의 럭셔리 레스토랑 보다도 훨씬 비싸..
식사하는 동안 주위를 관찰해보니 우리 왼쪽은 정말 못생긴 백인 남자가 딱 봐도 에스코트인 듯한 태국 여자와 식사를 하고 있었고,
앞쪽에는 그에 비하면 정말 잘생겨보이기까지 하는 기럭지 긴 백인 남자가 혼자 앉아
얼음잔에 콜라캔 하나를 따라 홀짝 홀짝 빨고 있었다.
남편은 그냥 편하게 먹고 싶었나 보다고 이해하는데,
난 그냥 편의점에서 사서 콜라를 먹으면 될걸, 식당에서 콜라를 굳이 시켜먹는게 의아..

공항에서 본 특이한 항공사 광고.. 이쁜척 하면서 얌전빼며 온화한 미소를 짓는 여승무원 사진만 보다가
이렇게 발랄한 사진을 보니 신선하기까지.


비행기에 올라 치킨 파이와 음료수를 먹고 자연친화적인 건축물로 손꼽힌다는 코사무이 공항에 내렸다.
비행기에 내려 확트인 버스를 타고 이동하니 1층짜리 낮은 전통적인 건물이 눈에 들어오는데
정말 아담하고 휴양지에 온 느낌이 물씬 난다.
짐을 찾고 나오니 코사무이 일정을 책임져주실 이사님이 마중 나와 주셨다.


일단 숙소인 빌라 라와나로 향했다. 
 

2008년 2월 오픈한 이 곳은 라와나 리조트 사장인 Suwan Fu의 막내 딸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빌라 사이로 걸어가는 길도 참 호젓하고 정갈하여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고,
풀빌라는 태국과 중국의 양식을 결합해 동양적인 전통의 미와 모던한 세련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우리는 1개의 큰 풀을 4채가 접하고 있는 풀억세스를 예약했는데
마침 우리 가족 말고는 3채가 모두 비어서 풀은 모두 우리 차지였다!
 


                               이 안에 냉장고 있다..

                               문을 열면 밖의 정자가 바로 보이는 곳에 욕조가 있다.
                               열어놓고 수영장과 풍경을 감상하며 몸을 담글 수도 있는 구조인 것.

                                          옛날식 전화기 처럼 생긴 샤워기가 인상적

                                세면대. 곡물을 넣은 수제 비누는 향도 참 좋았다.

                         욕조 말고 샤워기가 또 있는데 천장이 뻥 뚫려 하늘이 보이는 공간에 있다. 
              그리고 이 공간의 맞은편이 바로 화장실이라, 하늘을 보며 샤워하고 새소리를 들으며 볼일 보고..
                  


                                 풀장과 접한 정자. 여기서 간식도 먹고 쉬고..

방을 둘러보고 짐을 풀고 곧바로 풀로 뛰어들어 원없이 수영하며
흰구름 둥실 떠가는 푸른 하늘과 수영장을 감싸고 있는 꽃과 나무, 풀벌레 소리 나는 풀숲, 평화로운 집들을 보고 있으니 아무 생각없이 참 행복해졌다.
하늘과 풀잎, 수영하는 물장구 소리, 아이 웃음소리.. 이게 전부인 시간이 있을 수 있다니.
 
풀장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내리쬔 햇살에 데워질대로 데워져서 정말 따땃했다.



실컷 수영을 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차웽 시내로 나가 무왕 사무이 씨푸드를 먹었다.
 






            씨푸드라고 하지만 생으로 나오는 요리는 단 하나도 없다. 모두 조리한 것. 어쨌든 맛있다.
에어콘이 나오는 실내보다는 그냥 노천 레스토랑이 거의 대부분이어서.
맛있는 씨푸드에 무대에서는 전통 공연도 했지만..
서진양은 오래 참아주지 않기 때문에.. 음식은 테이블 꽉 차게 나왔지만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이미 몸을 배배 꼬기 시작.
급기야 안이사님이 서진양을 데리고 바로 앞 에어콘 빵빵한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가주셨다.
그 후 좀 더 여유롭게 식사를 다 마치고 합류.


차웽시내를 좀 걸으며 구경을 하다가 어깨가 드러나는 원피스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서진양을 위해
원피스를 하나 흥정해서 사고, 그 다음에 또 무언가를 사려고 하면..
처음부터 또 흥정하는 것이 점점 귀찮고 스트레스가 되어.
버마에서 왔는데 한국으로 일하러 갈까 고민하는 점원과 실컷 얘기를 하고
내 치마 하나를 사고 (사기는 샀으나 이걸 언제 입는다?.. 결국 이런식.)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차웽 시내의 모습, 태국 개들은 저렇게 길에서도 잘 널부러져서 잔다.
이 사람들은 불교의 환생을 믿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어서 개로 많이 태어난다고 생각하기에 개를 괴롭히지 않는다.

밤의 차웽은 에너지로 차 넘친다.
사람들도 저녁에 무언가 먹고 마시고 놀러 쏟아져 나오고
게이 언니들이 바에 놀러오라고 길에 항상 나와서 화려한 의상으로 손님을 끌며
아이들만 보면 귀여워 어쩔 줄 모른다.
무에타이 경기를 광고하는 확성기 단 썽태우가 시끄럽게 지나다니고,
또 원숭이, 이구아나, 독수리(?) 등 동물들을 자꾸 메달아 주며 사진을 찍고 돈을 내라고 하는 남자애들.
그리고 구걸하는 사람들도 고정적으로 보인다.
 
택시를 타고 뒷골목으로 돌아 숙소로 올 때는
하얀 빤쮸를 입고 가게 앞에 조르르 앉아있는 예쁘장한 어린 남자애들이 보인다.
관광을 주업으로 하는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의 가난한 아이들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왕정에 상류 부자들 중 중국계 화교가 꽉 잡고 있고,
젖병빨 때 부터 불교 교육을 받으며 명은 정해져 있다는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철저한 자본주의에 돈이 있고 없고에 따라 차별하고 차별받고,
남녀차별이 심해서 아직도 부인의 속옷과 남편의 속옷을 같이 넣고 세탁기 돌렸다간 난리가 난다는.
그러면서도 일도 안하고 널부러져지내는 아버지보다 매일 아침 곱게 단장하고 부지런히 일하며 가정을 꾸려가는
어머니를 보며 닮고 싶다는 생각을 키워가는 아들들.
 
그 전까지는 전통 문화가 잘 지켜져 내려오고, 천혜의 자연 환경에 상업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관광 대국 태국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니 또 다른 면들을 보게 된 것 같아 전과 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자기 일에 대한 프라이드와 직업을 가지고 일한다는 자부심은 아주 높다.
보통 서비스업이나 제복을 출퇴근 하면서도 입지 않지만,
태국은 내가 번듯한 호텔에 근무하는 사람이다, 내가 경찰이다.. 이런 자부심이 높아서
유니폼을 입고 출퇴근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리조트 앞 편의점에 간 남편을 기다리며 찍은 로비.
                                저 멋진 꽃꽃이는 바로 옆 풀숲에 난 풀과 꽃을 꺾어 꽂아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 밖 풍경을 보니, 사람들도 없이 한산.
어디선가 노래소리가 들린다.
주로 관광업인지라 아침 조와 밤 조로 출근하는 무리가 나뉘는데
매우 덥기도 하고 아무래도 아침과 낮에는 한산하다. 밤에는 복작복작.
 
호텔 조식. 와이셔츠 입고 아침 먹고 출근하려는 인도인들이 많이 보였다.

오전 9시부터 수영 강행군.


부녀가 수영하는 동안 누워서 호텔 객실의 한 창문에 거울을 붙여놓고 화장하는 백인 중년 여성을 구경했다.
바르고 두드리고 붓칠하고.. 쓰는 화장품 수만도 엄청나다.. 공들여 오래 오래 화장을 하더니, 끝나니까 커튼을 닫는다. 빛이 좋은 창 앞에서 화장하는 걸 즐기는 모양이다.


                                                  추워서 입이 달달 떨릴 때 까지 수영.

어딜 가나 참 꽃과 나무와 풀이 잘도 자라는 나라라 부럽.  
인도계로 보이는 삼형제를 어제에 이어 풀에서 만났는데, 아침에는 지들끼리 호텔 조식을 찾아먹고 잘 논다.
부모는 어디 있는 걸까.
 


                                       로비스트의 포스 마저 느껴지는 선글라스 착용샷

점심 쯤 택시타고 왕궁으로 출발.
운전석이 오른쪽이라 렌트해서 운전하다간 헷갈려 사고나겠다.
여행하는 동안 만난 태국의 택시 운전사들은 참으로 말이 없다. 이것 저것 물어보지도 않고..
 

왕궁 도착하니 너무 덥고, 게다가 복장 규제가 있어 반바지 출입이 안되어 바지와 치마 빌려 겉에 입음.
하나당 100바트 보증금. 나중에 찾을 때 돌려줌. 아이들은 괜찮다.
입장료가 250~350쯤? 3시 반까지 입장 가능.
서진이는 너무 더울 때라 애 컨디션은 최악.. 땅을 딛고 걸으려고 하지도 않아 계속 안고 다니고, 붙어있으니 또 덥다 그러고..












                         (인상적이었던 배배 꼬인 나무. 일부러 이렇게 얽혀두려해도 쉽지 않을 듯)
장대한 규모의 왕궁은 방콕이 수도가 된 해인 1782년에 지어지기 시작했으며 주거 궁전, 집무 건물, 사원, 옥좌 안치된 여러 건물로 이루어져있다.






왕궁은 다양한 건축 양식을 볼 수 있고, 또 어떤 건물은 지붕은 태국식 창문은 독일식 기둥은 어디식 이렇게 짬뽕 양식이라고 가이드가 설명하는 것도 들었다. (그 가이드는 한국인 팀에게 어색한 한국말로 설명하며 '짬뽕'이라는 단어를 썼고 관광객들은 일제히 허허허 웃었다.)
그 중 사진 촬영이 금지 된, 높은 천정 끝까지 온통 불상이 똑같이 그려진 방이 있었는데
당연히 벽지라고 생각했는데 보니까 다 일일이 붓으로 그린 거였다.
그 넓은 방의 바닥에서 천정까지.. 몇개의 똑같은 그림을 패턴처럼 그리며 수도를 한게야..
 


궁 안에 왕실 전용 사원이 있는데 에메랄드 불상(녹색의 옥을 깎아 만든)이 안치되어있다.
발견 당시만 해도 흰 석고로 둘러 싸여져 있어 평범한 불상으로 여겨졌는데 탑에 벼락이 떨어져 석고가 벗겨지며 녹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자
비로소 불상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단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부처를 향해 발을 뻗지 못하게 앉아서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곳은 태국 전통 불교 사원으로서 일반 사원과 달리 승방이 없어 경내에 머무시는 스님이 없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냥 앉아서 쉬는 사람들도.. 선풍기도 여러대 돌아가고 있어서 잠깐 땀 식히고 마음 가라앉혔다. 
 







다 보고 나오는 길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부스와 매점에 카페가 섞인 듯한 곳이 있어 아이스크림 하나 먹였다.  
 

점심을 못 먹어서 근처의 먹을 만한 곳을 찾는데,
카오산로드도 왕궁과 가깝다고는 하나, 배고픔과 더위에 지쳐 왕궁 바로 맞은편 우체국 옆 식당에 들어갔다.
근처 대학교의 학생들이 자주 들러 죽치고 맥주를 들이키며 수다 떠는 곳인양
2층 우리 테이블 옆은 바톤 터치 하듯 교복 입은 여대생과 장발의 도인같은 남자들이 번갈아 술을 마셨다.
 


그 옆에서 밥을 먹으며 서진이가 카메라로 셔터를 누르는데
옆의 장발남이 자신을 찍는 줄 아는지 웃어줬다는 걸.. 집에 돌아와서 사진 옮긴 후에야 알았다.
음식의 맛은 괜찮았으나 양은 적고 가격도 괜찮았던 듯.
 
밥을 먹고 택시를 타고 시암센터로 이동했다.
시암디스커버리 시암센터 시암스퀘어가 몰려있는 젊은이의 거리라는데

시원한 에어콘 바람 쐬며 도너츠에 커피 한잔 먹고 시암 센터를 둘러보며
디자이너 브랜드와 독특한 고어룩의 가게도 구경했으나 가격이 그다지 착하지 않아
나이트 바자로 가기로 했다.
전철을 BTS에서 MRT로 환승해 타고 쑤언 룸 나이트 바자가 있는 룸피니 역에 내리니 밤에도 후끈한 열기에
우리나라 동대문 같은 가게들과 이것저것 먹거리 파는 노천식당들, 펍 등이 즐비..
없는 게 없다는 짜뚜짝  쥬멀 벼룩시장을 일정과 맞지 않아 구경 못하는게 안타까웠는데
대략 야시장이 어떤 분위기일지 맛만 살짝 본 것만도 만족스러웠다.

골목 골목 빽빽하게 들어찬 가게의 물건들을 구경하다가 전통 인형 극장과 붙어있는 약간 럭셔리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가격대도 괜찮은데 서비스와 맛도 일품. 우린 아마 똠양꿍에 중독된 것 같다.
태국에서 남편은 Singha 맥주를 엄청 마셨다.
정말 덥지만 않으면 최고인데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숙소 옆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좀 사고 돌아왔다.
10시 인천 공항 출발 -> 타이항공 타고 방콕 1시 반~50분 도착.
* 방콕의 원래이름은 '끄롱텝 마하나콘 보원 라따나꼬씬 마한따라 아유타야 마하딜록 뽑놉빠랏 랏차타니 부리롬 우돔랏차니왯 마하씨탄 아몬삐만 아외딴싸티 싸키타띠띠야 위쓰누 깜쁘라삿'
이라고 한다.. 저 중에 오타가 있어도 난 모르겠다. -.-
세계에서 가장 긴 도시 이름으로 기네스 북에도 올랐는데
방콕이라 불리는 건 톤부리 시대지역을 의미하는 방꺽이 서양에 알려져 지금까지 쓰이기 때문이란다.
 

택시타고 오크우드 레지던스 호텔로. 마트에서 간식거리 사고 수영 잠깐 하고
다시 택시타고 시암 니라밋 극장으로 출발..
공연은 8시고 6시까지 도착하여 공연장의 부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다양하게 배불리 먹을 수 있으나 맛과 종류는 평이한 편. 
공연 전 마당에서 사진찍기 및 맛보기 공연. 
다양한 태국 전통 악기를 악사들이 연주하는데 그 중 한 피리는 꼭 우리나라의 태평소 와 같은 소리를 낸다.
 


공연에 출연하는 코끼리 두마리에게 사탕수수를 간식으로 주는데 30바트를 받는다.
사탕수수를 살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코끼리가 자꾸 애절한 눈빛을 보내며
우리가 가려고 하자 계속 머리를 돌리며 시선으로 좆는다.
할수없이 사탕수수를 사려고 돈을 건네는 순간부터 이녀석들이 마구 마구 침을 흘려댄다.
하나 주려고 하면 급한 마음에 한발짝씩 다가오며 코에서 뚝뚝 물을 흘리고..
결국 무서워하던 서진이는 도망가고 아빠가 다 주고 손은 온통 코끼리 콧물로 범벅.
공연 보러 갈 때는 카메라를 모두 맡기고 들어가야 한다.
공연은 아주 놀랍다. 꼭 한번 볼만한 수준이고.
공연 브로셔와 스크린에서 한국어로 설명해주니 이해가 쉽다.
공연 전에 국왕에 대한 경의를 표해야 해서 국왕 사진을 보며 음악이 끝날때까지 기립.
 



<시암니라밋 - www.siamniramit.com >
SIAM NIRAMIT 쇼의 무대는 객석수 2천석 규모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무대로 기네스 북에 올랐다고 한다. 
태국의 역사를 한 눈에 쉽게 알려면 씨암 니라밋을 가라는 말 처럼, 정말 공연은 알차고 전개도 빨라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데다
중간에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해 재미있는 연주를 하는 레파토리도 있다.  
 
공연 중 여자의 노래 소리가 배경에 흐르는데 꼭 우리 할머니들이 하던 타령과 같아서.. 
콧소리와 꺾기로 애절한 노래.. 참 많이 닮아있어 깜짝 놀랐다.  
 


공연 후 마당에 전통악기로 아리랑 연주. 
셔틀을 타고 전철역으로. 공항처럼 검색대 통과. 

검색대 지나는데 어떤 태국인의 전화가 울리는데 벨소리가 원더걸스 노바디였다.
쇼핑센터에서는 슈주와 빅뱅의 노래가 하염없이 나오고,
음악 채널에서는 2PM 인터뷰와 노래가 무한반복.. 한국 아이돌들이 태국에서 아주 인기가 많았다.

MRT는 동전같은 칩을 지하철표로 쓰는데 이 방식 괜찮더라.


역에서 내려 택시타고 오크우드 호텔로.  
워낙 공연 보기 전에 잠깐 수영장에 몸을 담갔던 터라. 아쉬웠던 서진이는 공연 보는 내내
수영은요? 수영은요? 하고 묻더니.. 밤늦게 오는 바람에 택시에서부터 잠들었다.

어제 퇴근길에 습관처럼 네이트 접속.
이것저것 보다가 투데이에 걸린 '배두나 성형 전' 이미지를 클릭.
스타일쟁이 간지짱 배두나도 성형 어쩌고 하는 글에 첨부된 이미지들을 한장 한장 넘겨보며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잡지 모델로 데뷔한 배두나의 일상 사진들이 여러장 있었는데
넘기고 넘기다 5번째 사진을 보는 순간!
'어?? 어!!! 떠어~~~~' 할 수 밖에 없었다.

카메라를 응시한 배두나 학생 뒤로 지나가는 행인 둘이 있었으니..
누구게..
바로 십여년 전의 울 엄마, 아빠 였다.
푸짐한 실루엣과 D라인을 뽐내며 걸어가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며
뭐야 이건.. 어이없고 너무 웃기잖아 ㅋㅋㅋ

배두나의 성형이 나와 연관이 있을 줄은, 이 글을 클릭해 보기 전엔 생각지도 못했다.

환승하러 걸어가면서 오빠와 언니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잠시 후 언니가 "찾은 사람이 대단하다"며 답이 왔다.
그러게,
그 십여년 전, 학창시절 아무 생각 없이 찍은 배두나의 사진과
하필 그때 그 뒤를 걸어가고 있었던 엄마 아빠와
그 사진들이 다시 인터넷에 떠돌다 투데이 메인에 뜬 것이며
그걸 마침 딸인 내가 다시 보게 되고, 그 흐릿한 모습에서 엄마 아빠를 알아볼 수 있었던 것.
모두 기가 막힌 우연이다.

마침 병원에서 퇴원하여 집에 계시는 아빠에게 전화하여 인터넷에서 한번 찾아보라고 알려줬다.
엄마도 같이 보곤 전화해서
"저 티셔츠는 옛날에 벌써 버렸던 건데, 뒤에 LG 붙어있는 건물 보이던데 여기가 어딜까"
그러곤 어이 없어서 허허 웃었다.

아빠가 심장 문제로 입원하셨다가 다행히 수술은 하지 않고 약물 치료를 하기로 하고 퇴원하셨는데,
만약 잡혀있던 날짜 그대로 수술을 하시고, 수술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지만
아빠 상태가 달라진 상황에서 내가 어제 똑같이 저 사진을 보게 되었다면
마음이 어땠을까.

모든 가족들이 어이없어 낄낄 대며 재미있게 웃어넘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하필 상황이 나쁘지 않을 때 내 눈에 띄게 되었던 것도 감사하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늘었고,
오랜 시간이 지나 나중에... 온라인에서 또 다시 이 사진이 눈에 띌지 모르지만.
그때 다 같이 한번 웃고 넘어간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인거다..

그 사진을 정 보고 싶다면.. 클릭.
Tag // 재밌는 것
"...카메라 폰이 최근에서야 일본의 일상 생활에서 정착물(fixture)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익숙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카메라 폰은 평범한 것이 되어버린 가장 최근의 휴대용 미디어 기술이고, 일본의 도시에서 우리 일상의 경험을 덧씌우고 있는, 층을 이룬 정보와 미디어 생태계의 추가적인 구성 요소이다..."

그리고 '실재적이고 가상적인 환경들에 걸쳐 분포된 일상의 행동들에 대해 전통적인 인류학적 접근을 적용'했다니.. 이걸 조사한 사람들도 재미있지 않았을까, 또 어떤 카메라 폰 사용 사례들이 있길래 창발적인 행위들이었다고 했는지 궁금해져서 자료를 봤다.

그런데.. 2006년의 것이라 그런지 아주 새롭지는 않았다. -.-
그래도, 나의 폰카 사용 행태에 대해 되돌아보는 유익한 계기였다.

1. Personal Archiving

너무 비싼 책들이어서 서점에서 책 타이틀을 폰카로 기록하여 도서관에 가서 빌리려고 하는 행위(visual note taking)도 있고, 그 외 간직하고 싶은 일상의 기록들도 폰카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카메라 폰이 곧 나의 눈이고, 개인적인 시각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라고 한 참여자 말에 공감.

2. Intimate Visual Co-presence

아무래도 폰 메시지로는 현재 상황을 주로 얘기하게 되고,
폰 사진을 나누는 것은 나뉘어진 공현존(distributed co-presence) 감을 결속시켜 준다.
중요한건 사회적 관계나 친밀함에 따라 공유하는 폰사진도 달라진다는 것
(남자친구에겐 외모를 뽐내는 새로운 헤어스타일 사진 자랑을 하고, 같은 여자들끼리는 그보다는 뉴스거리가 되는 사진을 보낸다거나, 출장간 아내에겐 아들의 자전거 타는 사진을 찍어 보내는 식)

3. Peer-to-Peer News and Reporting

카메라 폰은 매일 매일 친구나 가족 사이에 나눌 얘기거리를 만들기에 좋은 새로운 툴이 되었다.
엽기적이고 재밌는 꺼리나 새로운 소식들은 아는 사람들 외에도 아무나 볼 수 있는 퍼블릭한 온라인 사이트 같은 곳에도 올리기 좋은 소재이다.

(이 글은 tossi에 올린 글의 리바이벌이다.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토요일 11시쯤 쯔끼지 어시장, 시장 구경 재미나지만 일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간판의 스시집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평일에는 점심때 3천엔짜리 초밥세트를 1200엔 정도로 팔아서 줄을 서서 먹는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초밥이 오래 걸리니까, 보송보송한 미소 털게탕을 우선 먹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어 구이. 한국에서 먹는 것에 비해 매우 부드러워서 감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도로, 새우, 전복, 고등어 등..  신선한 회를 숙성하여 이것 또한 부드럽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어알, 가리비, 주도로, 데마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쪽에 유명한 덮밥집들이 보인다. 오전시간 동안 줄 서서 먹는다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어묵을 만들어서 파는 가게. 먹어보고 싶었으나 스시로 배를 채운 뒤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계란말이를 파운드 케잌 팔듯이 이렇게.. 이런 단맛의 계란말이도 좋지만,
스시 먹기 전에 나오는 부드러운 계란찜이 더 좋다.
만드는 법은 다시마를 30분 정도 물에 담아 뒀다가, 계란을 체에 걸러 이 다시물과 섞어 버섯이나 야채를 좀 넣고 10분정도 찜통에 찌면 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개, 게, 새우, 생선 등을 파는 가게. 생선은 즉석에서 시식할 수 있도록 그릇에 담아 와사비 간장과 함께 내놓는다.

일본 명란젓은 한국보다 덜 짜서 입맛에 맞았는데, 시장에서 1천엔을 주고 포장된 걸 하나 샀다.
공항에 가보니 그 반 밖에 안되는게 박스 포장되어 2천엔 받고 있었다.
시장 어귀에서 단팥빵이 유명하다는 가게에서 시식해보고 팥알갱이가 든 것으로 사왔는데 도착한 밤에 꺼내놓으니 서진이가 잘 먹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MORI ART MUSEUM에서 'ART IS FOR THE SPIRIT'전을 관람하고 전망대에 올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롯폰기 힐즈 전망대에서 이 야경을 폰으로 찍기 위해 얼마나 숨을 참았는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더 프린스 파크 타워 호텔 입구에서 올려본 도쿄타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크 타워 호텔 bar도 무슨 관람석처럼 되어있었는데,
여기도 이렇게 밖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나란히 놓여있다.
전망대는 돌아가면서 의자나 볼 수 있는 자리를 조금씩 다르게 구성해놨는데
낮에도 채광이 잘되어서 매우 멋지다고 하니 보고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업무차 KDDI랑 소프트뱅크 쇼룸에도 들렀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직원이 휴대폰으로 음악 모바일 캐릭터인 리즈모 인형과 사진을 찍어주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동 개발한 프린터로 모바일 프린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http://m-pri.com/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필링크라고 두 사람의 심박 체크를 통해 관계를 알려주는 체험관.
사용자 삽입 이미지
KDDI 산요 주니어폰.
소프트뱅크의 주니어폰에는 당길 수 있는 고리가 있어서 비상시에 자동 신고되는 기능이 있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선 컨텐츠 체험을 3개 하면 웹캠으로 사진을 찍어서 뽑아주는데.. 뽑은 사진 뒷면에는 해당 컨텐츠 무선 접속이 가능한 QR코드가 프린트 되어 나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디자이너폰 디스플레이 간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긴 소프트뱅크 쇼룸. 저건 건담인가.
키티, 찰리브라운 등 캐릭터 디자인 핸드폰 케이스도 다양. 신규 출시된 디즈니폰을 크게 전시 중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다이바에서 라면집이 모여있는 곳으로 갔는데 이렇게 카리스마 넘치는 라면집 주인 사진과 프로필이 적힌 것을 가게 앞에 내놓고 영업.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떤 라면집 주인 프로필엔 프랑스에서 프랑스요리를 5년인가 공부하고 돌아와 라면집을 차린 후 그 만의 비법으로 라면을 만들고 있다는 내용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회전 초밥집 처럼 중국음식을 먹을 수 있는 회전 중화. 맛은 별로..
여기 한국어 메뉴가 있길래 보니 새우가 들어간 딤섬명을 번역해 놓은게 '새우 노려 보지 않아' 로 써있어서 황당..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롯폰기 힐즈에 가기 전 저녁, 독서실 라면을 먹어보려고 들렀다.
다른 라면집처럼 미리 자판기가 입구에 있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게 내부. 정말 독서실 처럼 칸막이가 있는 자리에 앉아서 원하는 라면 옵션들을 체크하면
종업원은 커텐 아래로 주문서를 받고, 라면을 주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면을 주곤 앞의 발까지 내려버리니.. 3면이 막혀있는 곳에 오직 라면과 나만이 독대.
오직 라면에만 집중하며 먹게 되는데.. 다른 라면집도다 훨씬 맛있었다.
라면의 맛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독서실 라멘집을 이용해 보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장 일정을 모두 마치고, 다이칸야마에 Waffle's를 찾아갔다.
아담한 이층집에 내츄럴한 인테리어로, 혼자서 와서 와플을 먹는 손님도 많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와플스 옆의 미용실 전경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와플스 올라가는 골목길의 예쁜 벽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우 조용한 실내. 여러명이 와플을 먹으며 얘기하는데 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다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메뉴판. 우리나라에 비하면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았다.
플레인이 680엔, 여러 과일이나 치즈크림, 아이스크림 등을 얹게 되면 900엔 사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카라멜 라떼와 와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와플스에서 건너편에 보이는 맨션의 분홍빛 지붕이 이뻐서 폰들고 한컷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롯폰기 힐즈 구경하고 나와 이자카야에 갔다. 인사동 하이카라야 랑 내부가 똑같다고 보면 된다.
grapefruit 소주를 시켰는데 직접 자몽 내가 갈아서 소주에 섞어 먹었다.
신선한 과즙을 넣어 그런지 더 맛있다.

일본도 비싼 집일 수록 양이 적지만 보통 식당에서 1인 메뉴를 시켜도 결코 양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먹는대로 다 먹으면 정말로 배가 너무 불렀다.
술을 먹더라도 안주먹고 술마시고 오차즈케 먹고 차 마시고 하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토요일, 긴자를 털고 나서 0101 백화점 지하의 베트남 음식점에 갔다.
계란을 바삭하게 부치고 그 안에 숙주등 속을 넣어서, 쌈으로 싸서 먹는 메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선한 야채가 가득한 스프링롤도 맛있었음.
맛있는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을 접하며 크는 일본인들은 음식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듯 하다.
일반인들도 빵이나 푸딩 종류를 세세하게 알고 있고, 백화점 지하는 입맛대로 골라먹을 수 있는 각 나라 음식점들이 많았다.
정말 부러웠던 것은 도심에 이렇게 멋진 나무들이 있는 공원이 있다는거.
나무가 이만큼 크도록 잘 지켜졌다는 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경 사무소 바로 건너편에 있는 히비야 공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이들, 노인, 회사원.. 모두 공원에서 한가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원에 활짝 핀 벚꽃

롯폰기 전망대에서도 실내 인테리어로 벚꽃을 활짝 피워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꽃나무가 둘러싼 못이 있고 오리들이 떼지어 몰려다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 나라였다면 깊은 산속을 들어가야 이 정도 나무를 볼 수 있었을텐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원내에 이런 레스토랑이 4개 정도 있어서, 숲을 만끽하며 맛있는 식사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도 유럽풍의 레스토랑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건 삼나무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하라주쿠에 갈 때 지나친 메이지 신궁 입구였던듯.. 아마도 내 기억에.. -.-;
Tag // 공원, 도쿄, 벚꽃
지난주 다녀온 일본 출장.
짐이 많아서 카메라는 포기하고, 찍을 일 있을 때 폰카로만 사진을 찍어왔다.

이번에 알게 된 것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호텔 창으로 보이는 아침 풍경, 전철이 오가고 사람들이 오가고.
피곤한 밤에 누운채 저 전철 소리를 듣고 있으니 저절로 잠이 ..
선로 아래 공간은 가게나 주차장으로 활용하여 전철길을 따라 가게 구경하며 걸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싼 가격에도 매우 깔끔했던 remm 히비야 호텔.
다카라즈카 극장과 데이코쿠 호텔 맞은편에 위치하고, '숙면'을 컨셉으로 하여 일본 침대와 공동 개발한 오리지날 침대에는 머리, 허리, 다리 부분에 닿는 스프링을 각각 다르게 넣었단다.
잠이 잘 온다는 차도 비치하고 있는데 시큼한 감식초 맛에.. 입맛에 맞지 않는 차여서 실망.
공간 활용을 잘 해서 매우 쾌적했으나 안마의자는 아프기만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경 사무실에서 내려다 본 히비야 공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회사 앞 거리를 걷다가 화창한 하늘이 좋아 한 컷
길가다 만난 흐드러지게 핀 가로수 벚꽃 사진 보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다이바에 가서 구경했던 muscle park.
근육을 테마로 해서 직접 게임을 해볼 수도 있고, 뜀틀을 캐릭터로 내세워 기념품이나 샌드위치 같은 것을 만들어 판다.
근육질의 남녀가 나오는 공연도 볼 수 있는데 자기 몸을 손바닥으로 치며 파닥 파닥 소리를 내기도 한다는데, 포스터에 출연자들의 빨간 손바닥에 주목하게 됨..
몸좋은 미소년이 윗옷 벗은채 제한 시간 동안 근력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을 하고 있길래 '이건 좋네.. '하며 한참 구경했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50년대가 컨셉인 가게들.
어릴 때 보던 장난감, 생활용품, 먹거리 뿐 아니라 게임도 다 50년대식..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이 캐릭터들을 모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놀이공원에서 하던 인형 쏘기. 아직도 있긴 하지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관람차. 우리가 갔을 땐 마지막 타실 분 있냐고 애타게 마이크로 찾고 있었다.
멀리서 레인보우 브릿지와 함께 반짝이니 참 예뻐 보였는데.
밤에 밑에서 보니 색색깔의 컵들이 돌고 있는 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쿠아시티에서 라면 먹고 문닫은 비너스 포트를 걸어다니며 라스베가스를 떠올리고..
이때 부터 우리가 쇼핑을 할라치면 모두 문을 닫는다는 징크스가 따라 붙었다. -.-;

태안 주말 여행

from 분류없음 2007/07/29 03:43

다녀온지 벌써 3주가 지났네..

몽산포 해수욕장에서 모래성 쌓기 삼매경에 빠진 서진양.



바닷물에도 안 들어가겠다. 갯벌이나 모래도 절대 밟지 않겠다 고집부리더니



막판에 외할머니 덕에 모래 장난에 맛을 들여서



채집광 이모네 식구들이 게며 조개며 한가득 주워 돌아오고



이제 그만 짐싸서 가자고 한참을 어르고 달랬는데도



들은척 않고 노는 바람에, 다들 차 문 열고 이 아이만 기다렸다...

파도리 해수욕장은 생각보다 물이 맑고 차가웠는데



이곳에 가면 모두들 동글 동글 색색깔의 예쁜 돌 줍기에 정신없어진다.

서진이는 남이 기껏 주운 예쁜돌 가져가서 바다에 확 던지기,
파도에 밀려온 미역줄기 사람들한테 먹으라고 주기.. 를 열심히 하다가
수영복도 안입은 채로 과감해져선, 저 혼자 풍덩 풍덩 빠지며 놀았다.

Tag // Life, 여름, 태안

종합 병동

from 분류없음 2007/06/16 00:22
병문안을 다녀왔다.

병원 밖 세계에선
작은 것에도 욕심내고 조금이라도 지곤 못산다며 박터지게 경쟁하고
서로 어깨를 부딪히며 남이야 다치든 말든, 마음 속으로 죽이기도 여러번 ...
그렇게 정신없이 핏대올리며 살다가 병원이란 다른 세상에 가면

그곳엔 휠체어에 몸을 싣고 산책나와 잠이 든 어린 아이가 있다.
힘없는 다리를 한발 한발 끌며 링거를 들고 걸어가는 젊은이가 있다.
긴 병수발에 간이침대 같은 표정이 되어버린 마른 노모가 있다.

엘리베이터 10층을 오르는 동안
아버지를 넘어뜨린 병이며 차가운 의사며 부조리한 체계에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빚과 궁색한 집안사정이며 그렇게 살게 만든 아버지까지
모두에게 '짜증나. 전부 짜증나' 라고만 낮게 내뱉는 덥수룩한 머리의 소년도 만난다.

그리고.
이름의 마지막 글자가 X표시된 이름표들이 나란히 붙은 방을 수없이 지나,
원인도 모르며 뇌수술을 받고 실밥을 뗀 수술자국이 선명한 서른세살의 청년이 누워있는 병실로 간다.

수술 받기 전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
"고모. 나 누구를 해코지 한 적도 없고 크게 잘못한 일도 없고 착하게만 살아왔는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막막하게 물어봤다는 그는
아는지 모르는지 선한 눈빛 그대로 한살배기가 되어있다.

수술후 한동안 의식도 없이 중환자실에서 헤메다
일반병실로 옮겨 재활 치료도 받고 많이 좋아진 상태라.
오랜 간호 뒤인데도 그의 어머니는 그의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 하나,
웃음 하나, 반사작용일지도 모를 손짓 하나에 하루 하루가 다르다 한다.

어쩐 일로 허허 웃어보이는 그에게
'이제 웃네. 니 그래 되고 고모가 젤 많이 울었재?'
엄마는 눈이 또 빨개진 채 웃어주는 게 마냥 고맙기만 하다.

멀쩡하더니 중국어도 잘하고 일본인 여자친구도 있더니
하루아침에 가족도 몰라보고 말도 몸짓도 잃어버리고
까까머리에 눈만 껌뻑거리는 걸 보고있자니 나는 기만 막힌다.

앙상한 뺨과 팔 다리가 안쓰럽다가 문득 오빠 키가 이렇게 컸었나,
껑충한 키가 오히려 사무친다.

오늘은 새로운 무엇을 하더라 하나씩 좋아지니 그게 재미네.
몇개월은 다 그렇단다. 머리 속 피도 마르고 하면 더 좋아질거다.
젊으니까 재활하고 그러면 빨리 돌아올거다 주고받다가
'너희 엄마가 집에도 못가고 니 이만큼 살려냈데이. 니 알지?'
우리는 다시 그의 얼굴을 쳐다본다.

실밥 뽑았으니 이따 목욕 시켜 볼란다. 딸래미 기다리니 들어가거라
돌려보내는 손길을 잡아 고생하세요. 오빠 안녕.
표정관리 되지 않는 목잠긴 웃음으로 돌아선다.

터벅터벅 돌아오는 길.
병문안 종합세트인 과일 바구니며 음료수박스, 통조림을 거두며
가판대 아줌마도 집에 갈 준비를 한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다.
따뜻한 당신 손을 잡는 것, 콩닥콩닥 뛰는 내 아이 가슴을 느끼는 것,
말하고 싶은 말을 하고, 가고 싶은 곳으로 자유롭게 걸어가는 것,
사람들이 바라는 기적이 바로 그것이다.

딸에게 받은 선물

from 분류없음 2007/06/11 18:59

출근해서 한참 정신없이 일하다가
기름 종이 꺼내려고 백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방 깊숙히 서진이가 짱돌을 넣어둔 게 아닌가!
어제 뒷산 산책갔을 때 주워들고와 손 씻을 때도 놓지않고
같이 닦았던 그 짱돌을..

짱돌 쥐고 힘내라는 응원 메시지인가?
음.. 엄마 아빠 결혼 3주년 선물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에겐 임진종묘사에서 보내온 너만으로 충분한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진양도..
아빠 양말이 탐나 훔쳐 신고, 그네 타다 지쳐 쓰러지는 날이 있더라도
언제나 지금처럼 씩씩하거라!


Tag // Life, 아이

돌아온 휴대폰

from 분류없음 2007/05/30 00:34
술 먹고 잃어버린 폰 때문에 제대로 신고식했다.

사건 다음날 분실 신고와 위치 조회와 각종 조치를 취해
주인 잃은 폰의 위치는 지도 위에 생생히 볼 수 있었으나
전화해도 받지 않고 연락할 길이 없어 발만 동동.

시간별로 위치 조회를 해보면
상계동-마포-종로-망우동...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게 아무래도 택시 안에 있는데 기사가 아직 발견 못했나
승객이 주워서 가지고 다니나. 어디 팔려고 넘긴거 아냐.
혹시나 하고 근처 택시 회사에도 연락해놨으나 점점 체념하게 되고
금요일 저녁엔 이제 회사에 대여폰을 반납하고 그냥 산다고 해야겠다 마음 먹었는데

토요일 아침, 친정에서 전화가 와서
분당에서 어떤 남자가 휴대폰을 주웠으나 갖다줄 수 없으니 아트센터 경비실에 맡기겠다 연락했단다.

분당...
대체 어떻게 거기로 가게 된건지. 연락한 남자는 누군지
분당까지 가서 사연 많은 폰을 드디어 내 손에!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기사도 아닌 어느 등산객이 산에서 주웠다며 맡겼다나...

폰을 산에 묻기라도 하려 했단 말인가.. 
어쨌든 5일만에 정말 희한한 경로 끝에 내 손에 다시 돌아왔다.
Tag // Life,

생일, 새 식구

from 분류없음 2007/05/30 00:20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월 23일, 서진이의 두번째 생일을 맞아 밤 늦게 파티
이제 기저귀 성공적으로 떼고 어엿한 어린이가 되길~
선물은 이젤과 물감, 워셔블 마카 등등등..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 식구가 생겼다. 금붕어 세 마리 - 빨강이 노랑이 얼룩이.
각 5백원 (여과기와 에어펌프값에 그들의 몸값은 아주 우습게 된..)
집에 있던 수반에 물을 담고 나중에 흰 자갈도 깔아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가 안 볼 때 서진이가 물에 손을 넣고 첨벙 거리거나
몰래 주물럭 거리는 걸로 봐선 얼마나 살지 걱정.
그 위협을 느꼈는지 셋이 비엔나소세지 마냥 붙어있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참 금붕어 살 곳을 마련해 준다고 같이 열중하다가
앞에 있는 서진이에게 말을 걸어 애가 얼굴을 들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헉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굴에 무슨 짓을 했길래 이 꼬라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일 선물로 워셔블 마카 사줬잖아. 아트좀 했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게 모야 혼내니까 삐지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봤자 널 3초 안에 웃길 수 있다

5월은 생일의 달, 이제 아빠와 할머니 생신이 남았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하하. 밖으로 나왔다 신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 좀 후후~ 불어봐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오. 여기 있는 민들레씨 내가 다 불었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 목도 마른데 마트나 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때 좋지? 그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싸 후후. 계획대로 되고 있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탑승 완료 GO! GO!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기 목표물 포착!

사용자 삽입 이미지

                                                       냅다 이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껀 내가 든다.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어.

------------------------------------------------------------------------------
학교 다닐 때 매점에서나 가끔 먹거나, 구내 식당 같은데 후식으로 껴주던 저 쿨피스 류의 음료수. 참 생명력이 길다. 포장과 이름을 바꾸며 여태 이어오고 있다.
'자두'라는 단어를 배워설랑 자두 자두 하면서 가르키더라.

근데 저 상품의 이름은.
자두맛 음료도, 자두맛 주스도, 자두맛 우유도 아닌..
.
.
단지 그냥 '자두맛' 이다.
-.-

자두맛 머라는 거야.
그냥 자두맛이 난다고 하기도 어렵고, 자두향만 날 뿐인데.
Tag // 아이, 자두맛

어제의 사건, 사고

from 분류없음 2007/05/23 14:51
술. 술. 술
우리가 남이가. 짠.
술. 술. 술~
택시. 부웅 - . 아저씨 봉투 없어요? 우웩
왜 못마시는 술을 그렇게 먹었대요? 기사의 잔소리. 잔소리.
집앞. 잘 들고 내려요 하는 아저씨의 마지막 당부.
렌즈는 빼야지 비틀 비틀 화장실.
네발로 기어서 침대방 가기. 흐느적 흐느적 기어올라가 기절.
이게 사람이야 머야.
팔 다리 몸통 따로 따로 옮겨주며 남편이 투덜투덜.
잠시 후 너 핸드폰 없다. 청천벽력
아 일단 지금은 몰라. 나오지도 않는 대답.

새벽 문득 눈을 떠. 나 진짜 핸드폰 없어?
어디에도 없는 대답 없는 너.
목말라 마신 물도 올라오고 이거는 위액인가벼.
일찍 깬 서진이가 딸기 요플레를 맛있게 퍼 먹네
굳이 엄마도 먹어야 한다며 들이미네
아 괴롭다 혀만 댄다 쩝쩝 엄마 먹었다 fake.
속아프니 허리를 못 펴겠네. 출근길 약국 가 약 좀 주세요.
약사 아줌마 이 약 잘들어. 내가 먹어봐서 알아.
지하철 출근 불가. 택시 타고 다시 기절.

회사 도착 대체 내 핸드폰 어디있는거야.
노래방에 있나 택시 아저씨가 주웠나.
위치 추적이라도 할까. 인터넷 돌아다니는 핸드폰 위치 추적.
난 정말 진지하게 했는데 조크였어 쉣.
울지말고 일어나 다시 내 번호로 걸어보자.
여보세요? 나다! 왜 남편이 나오고 난리니?
번호 똑바로 눌렀나 콱 아직 술이 덜 깼구나.
회사 단말기 잃어버리면 어떻게 되나요?
네네. 593,676원 변상하센 월급에서 깝니다~
노래방 아저씨 빨리 출근해서 전화 받아주센.
그도 아님 택시 기사 아저씨 팔아먹지 말고 돌려주..
Tag // Life
나: 새 일은 재밌어?

Y 님의 말: 응 아주. 신기하게..  넌 글은 쓰남 ?

나: 머 블로그가 다지. 이제 블로그도 서진이 얘기로만 채워져가고

Y 님의 말: 채인선 작가두 처음에 자기 아이 이야기로 먼저 책 내구. 그다음에 아이 자라면서 같이 동화 쓰구 그랬어. 엄마 작가들은 진짜 그렇더라. 자기 아이들이 볼 만한 연령대의 책으로 점점 자라가더라. 그것도 좋은 거 같어.

Y 님의 말: 뭐..나는 결혼을 못 할 것 같지만... 넌 결혼두 하고 아이도 있구 하니까 나름의 그런 조건을 살려서 글도 쓰고 그럼 좋겠다. 너나 호찬오빠도 계속 쓰면 참 좋을 것 같은데. 부부가 열심히 함 써봐. 아깝소. 둘 다. 나름 아끼는 커플이야. 마음속으로만 ㅎㅎ 잘 살길 바라고 있구.

Y 님의 말: 나의 결론은 일만 하지 말구 글도 쓰라는 것! 바쁘고 힘들고 아이도 있구 해서 여유가 없겠지만. 넌 그림책 만들어도 좋구.

나: T.T 정말 그래야 하는데 참 나태해졌네

Y 님의 말: 나도 이제야 좀 정신차렸어. 김연수 작가는 회사 다니면서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진 무조건 글을 썼대더라. 같이 회사 다녔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Y 님의 말: 마지막으로 요새 내가 책상에 붙여 놓은 문장을 주고 난 자러간다. 무지 힘이 되더라 ㅎㅎ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매일 조금씩 글을 쓴다 - 레이몬드 카버

나: 정말. 잘자고 좋은 글 쓰고

Y 님의 말: 너두 부디
아마도 부지런히 동화를 쓰고 있을 친구가 주고간 문구.
알고 있던 글귀가 칼날이 되어 스친다.

사실, 올 2월 부터는 쓰고싶다는 욕망이 나란 토양에 발 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시간이 나면 킬링 타임 서핑이나 음식을 해대고 아이와 뒹굴고 어디든 나들이를 하는데 몰두하며,
쓰고 싶단 욕망이 있었던 사람이라기 보단 문득 문득 natural - born 회사원인양 스스로 여겨질 때도 있고,
초등학교 때부터 꿈을 꾸고 나면 꿈 속의 정서와 이미지와 느낌과 인물, 스토리 그런 것들을 모두 놓치지 않으려 꼼꼼하게 기록하던 오랜 습관도, 이젠 아침에 출근해 꿈 해몽 사이트를 찾아 '낡은 나무 배를 타고 가다 강물에 떠내려온 아기 시체를 건진 건' 어떤 의미인가 따위를 찾는다.

정말 지금도 내가 그런 것을 가슴에 품고 있는가.
이야기는 다 어디로 갔는가.
나와 대화를 한지 너무 오래 되었다.

눈이 아프다.
Tag // , 자책


사용자 삽입 이미지

ㆍGregory Colbert

그의 훌륭한 사진 작품을 표절해 삽화로 넣다니.
'인생수업' 출판 관계자는 마땅히 대가를 치러야 함..

ㆍ"Ashes & Snow" 사이트
http://www.ashesandsnow.org/en/portfolio/

ㆍTalks Gregory Colbert: Gorgeous video from "Ashes & Snow"
그의 얘기 뒤에 이어지는 동영상 (연설 뒤에 작품영상 나오니 꼭 보센)..
정말 감동 그 자체임!



http://www.ted.com/index.php/talks/view/id/1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In exploring the shared language and poetic sensibilities of all animals, I am working towards rediscovering the common ground that once existed when people lived in harmony with animals. The images depict a world that is without beginning or end, here or there, past or present.”
                                            —Gregory Colbert, Creator of Ashes and Snow

러브스토리 기사

from 분류없음 2007/05/04 08:51

기사 내용만큼은 꼭 담아두고 싶은데, 문체가 마음에 안드네..

진주만 폭격으로 헤어진 남녀, 60년만에 다시 만나 부부된 사연

'우리는 십대와 청년시절에 아주 많이 사랑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사랑은 그때 보다 훨씬 크다.'

과연 어떤 느낌일까..
동영상으로 보니 할아버지 더욱 귀여우시다.

Tag // 결혼, 기사
많이 아파서 4일간 어린이집을 못갔던 서진이의 '영아 일일 보고서'에

오랜 만에 서진이가 와서 너무 기뻤어요.
선생님을 보자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어요.
이제 괜찮은 거지요? 얼른 감기가 다 나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적혀있었다.

서진이 선생님의 취미는 평범하게 묶고간 녀석 머리를
똘똘 꼬아서 동글 동글 고정시킨 일명 X머리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집에 돌아오면 늘 그렇게 헤어스타일이 업그레이드 되어 있는 녀석 머리를 풀면서
우리는 '서진이 반에 머리 긴 애가 얘 밖에 없는걸까?' 의아해 하기도 하고
'이거 풀 때 머리가 껴서 많이 뽑히는데' 툴툴대면서도
녀석을 예뻐해준 선생님이 고맙기만 하다.
(심지어 어머니는 서진이 선생님한테 고무줄 한통 갖다 드려야겠다는 말씀까지..)

선생님의 근로 의욕을 울컥 높여준 서진양은 이번달 23일이 되면 두돌이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대로 할 줄 아는 말은 별로 없지만
제 소리로 발음하는 게 재미있어서 하루 종일 종알 종알 시끄럽게 떠든다.

어제는 퇴근하고 들어오니 마침 할머니한테 나가자고 조르던 녀석이 달려와선
내게 '시장!' 이라고 외친다.
감기약을 잘 먹었으니 상으로 시장에 데리고 가달란 소리.
'시장 가서 너 뭐 살건데?' 물으니 '무! 파!' 라고 외친다.
(할머니가 시장가며 무랑 파 사오자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는지, 그 이후 시장 가면 무조건 무, 파를 사는 줄로만 안다.)
아빠 마중도 갈겸 데리고 나갔더니 연신 하하하 거리고 까르르 거리는 통에 동네가 시끌.

지금 녀석이 알고 이해하는 단어는 더 많지만 즐겨 말하는 것들은
엄마, 아빠, 할미, 할부, 언니, 오빠, 아가, 얼굴, 머리, 코, 입, 귀, 눈, 목, 발, 손, 찌찌, 배, 배꼽 (이외에 겨드랑이는 알기는 하나 발음 못함),
체육복(현재 선호도 1순위), 꽃, 까까, 사과, 귤, 빵, 우유, 물, 쥬스, 치즈, 고추, 옷, 가위, 책, 안경, 신발, 빵빵, 공, 칫솔, 치약, 컵, 똥, 쉬, 시장,
뽀로로, 루피, 에디, 크롱, 포비, 부바, 어흥, 꽉꽉, 꿀꿀, 멍멍, 야옹, 짹짹, 새, 삐약, 꼬꼬, 곰, 코끼리,
또, 꼭, 꺼, 켜, 가, 인나, 자, 아파, 아냐, 싫어, 응!, 빠빠이, 안녕, 나도!, 쓱싹쓱싹, 치카치카, 퉤, 똑딱, 라라라, 슈웅-
... 등등등
머 이런 것들이 있다..

그리고 발음이 동일한 것들은 재미삼아 다른 물건을 지시하기도 하는데
먹는 배를 가져오라고 하면 자기 배를 보여주거나, 장난감 배를 가지고 오기도 하고
똑똑하다고 하면 무언가를 두드리며 '똑똑~' 이라고 한다.

<팻말과 사랑에 빠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모님의 각별한 주의 부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라가지 '않도록' 이거 중요 중요 강조 따옴표 딱딱-!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이 팻말 너무 마음에 들어~ ♥ (철썩 붙어 한몸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땡볕과 더위 속에 팻말과 사랑에 빠져 볼이 빨개진 녀석.
                       취향 참 특이함..
Tag // , , 아이, 팻말

봄날

from 분류없음 2007/04/16 17:2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눈덮인 한계령을 보는 줄 알았다.
사람들의 얼굴이 덩달아 화사해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하남과 뽀뽀도 하고.
(서진: 23개월 vs 연하남: 아직 돌 안됐음)

완전 봄날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나들이 돗자리는 내게 맡기세요.
(황사 보자기 착용녀)

  • 라며 그는 Open Document Format의 필요성을 얘기한다.
    (집 노트북에 문서 프로그램이 어느날 MS가 아닌 open office로 실행되었을 때
    이게 뭣에 쓰이는 물건인고 알지 못했었다.. )

    내 기록이나 컨텐츠가 남는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할때
    백업 지원을 원하는 이유도, '내 정보'를 특정 서비스 외에서도 자유롭게 활용하고
    혹시나 저런 경우와 같이 내 정보의 무궁한 보전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일 것.

    실제 서비스를 만들어 운영하면서도 부득이 많은 불가피한 이유로 서비스를 닫아야 할때,
    유저들의 데이터에 대한 마이그레이션이나 백업 이슈가 늘상 존재한다.
    그러나 언제나 100% 만족스러운 조치는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이 사실을 늦게 알아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통탄하는 유저들도 더러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의 경우,
    사진을 찍으면 컴퓨터에 저장하고(디카는 당연히, 필카는 필름스캔 한것),
    바로 플리커 pro에 올리고, pc에 저장된 파일이 너무 많아지면 cd로 굽고,
    정말 잘 나온 사진들은 선별하여 인화해 다른 가족들에게도 나눠주기도 한다.

    사진을 찍고 보는 즐거움이 매우 크지만,
    사진에 따른 작업들이 상당히 많다. 즐거움 대비 이런 수고로움이 적정한지?
    어쩌면 이런 수고로움의 단계도 즐거움의 하나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인화할 사진을 고르고, 인화 맡기길 몇달째 못하고 있는 건 사실.

     정보는 항상 기술보다 오래간다는 점에서.
     정보와 기술이 일체가 되는 방법이 좋은 것 같은데. : 책이나 인화된 사진이나 그림처럼.
     정보를 알기 위해 또 다른 도구나 응용 프로그램이 없어도, 바로 결과물을 볼 수 있는 것.
     거기에 그 정보를 더 오래 볼 수 있게 할 기술이 더해지면 금상첨화.

     하지만 좀 더 복잡하거나 입체적인, 영화 같은 정보의 방식은 분명 도구를 요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단계에서 그 정보의 가치를 증폭시켰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게 한다거나, 이를 보는 행위 자체를 즐거움으로 끌어드린 등.. 나중엔 해리포터에 나온 것 처럼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신문같은 것이 실현되려나.

     어디를 둘러봐도 시간/공간적 제약 없이, 나는 물론 원하는 이들과 더 자유롭게 정보를 활용할 수 있기 위한 욕망에 가속이 붙었다.
    자신에 대한 기록, 알고 있는 정보, 모든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 공유 뿐 아니라 그에 대해 피드백을 받는 것에 대한 더 강한 욕구가 있는 듯 하다.
      피드백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사회적 존재감을 느끼는..

     자신 뿐 아니라 자신의 정보에 대해서도 소멸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가.
     나의 정보, 생각은 곧 나..   나의 블로그는 곧 나..
     결국, 생각한다는 것의 의미.. 데카르트 아저씨(-.-)

     이 욕망을 위한 우리의 수고는 어디까지 일까.
     아마도 먼 미래에는 정보의 종류나 형태도 우리의 상상을 넘어설 것인데,
     과연, 정보의 불멸도.. 가능할까?



  •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만든 것이나 친구들이 만든 것에 훨씬 더 강한 애착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런 것에는 보다 순수한 무언가가 있다.

    ---------------------------------------------------------------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매우 현실적인 프로세스는 바로 그런 것이었다.
    처음에 플리커는 커뮤니티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면서 차근차근 만들어졌다. 우리는 포럼에 하루에 50회 이상 게시물을 올렸다. 회원이 1만명 정도가 된 후에는 사람들이 서로 인사하는 매우 강력한 문화가 만들어졌다. 그것은 사실 문명을 구축하는 것과 같다.

    문화와 관습이 있어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이「사람들이 이곳에서 하는 일」이다.
    .....그 장소의 문화가 된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커진다.

    ---------------------------------------------------------------

    분명히, 지하실에서 스프를 끓이는 사람들의 가족 스냅 사진과 MP3에도 반짝이는 보석이 있다. 소셜 네트워크는 정말 놀라운 그런 것을 표면에 드러나게 하는 멋진 방법이다.

    플리커가 인기를 끄는 것은 그렇게 하는 멋진 수단이기 때문이다. 플리커는 한 장의 사진을 둘러싼 모든 인간 활동을 보면서 가장 재미있는 것을 결정한다.


                                                                                그녀의 블로그 둘러보기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먼가 간지러운 거 같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후비적- 후비적-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팅~~!

    사용자 삽입 이미지

                                              떱.    (아까 그 손가락?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도 아빤 날 사랑한다니까 ♥
                                     (아빤 아무것도 못 봤지롱~)

    연애

    from 분류없음 2007/04/04 17:13

    ...

    사랑이 운명이라고 믿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운명이란 맞힐 수밖에 없는 답을 결국 맞히는 것이다. 사랑해야 할 연인들에게는 맞힐 수밖에 없는 답이 즐비하다. 신화 속에는 깨진 거울이 서로 만나 온전한 거울이 되는 얘기들이 나온다. 오이디푸스는 결국 아버지를 죽이고 주몽은 끝내 고구려의 왕이 된다. 운명은 누구 말마따나 과녁에 명중하도록 쏘아진 화살인 것이다. 그러므로 운명은 100% 명중할 수 밖에 없는 것. 그러니 이미 만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그들의 만남을 운명이라 믿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다.

    단 한 개의 단서도 치명적이며, 단 한 조각의 유류품도 무서운 확신이 된다. 사랑에 빠진 이들은 무능력한 탐정, 서툰 수사관이다. 그들은 법정에서는 채택도 하지 않을 어수룩한 증거 하나만으로도 놀라운 신념에 도달한다. 누구도 그 신념을 철회시킬 수 없다. 결코 흔들리지 않을 신념. 그것은 운명에 대한 확신이다. 이 서툰 탐정의 눈에 운명적 사랑이라는 사건의 전모는 이미 명백하며 범인의 검거는 식은 죽 먹기다. 화살은 이미 표적에 도달해있고 표적으로 걸어가 10점 만점의 정중앙에서 그것을 확인하고 뽑아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화살을 뽑아든 우리의 영웅은 이렇게 외치기만 하면 된다. 이게 바로 운명적 사랑이라고.

    ...

                                                    김영하 연재소설 - 퀴즈쇼
     
                                                                                      # 32 중에서



    우연히 지난 주말 김영하 연재소설을 봤는데 이 부분이 머리를 콕콕 찔렀다.
    정말 나도 그랬었는데.

    대학 때 연애를 할 때는
    다른 대학 시험보러 가서 겁잡을 수 없이 내내 졸고 (감독관 선생님이 얘 미친거 아냐? 하는 눈으로 계속 눈치 주고 깨워도 소용없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학교에 가게 된 것도
    '이 사람을 만날려고 그랬었나봐!' 라고 생각하게 되고
    (사실은 니 점수가 안되어서였그등?)

    친구의 언니가 이 학교에 아는 사람 있다고 입학 전에 얘기해준게,
    알고보니 이 사람이었다는게 너무 너무 신기하기만 하고
    (그 언니 친구 많아서 다른 학교에도 있었을거그등?)

    nin Trent Reznor 좋아한다는 말에 '엇 나둔대!' 하며 그 사람이 반가워했던게
    우리는 어쩌면 이렇게 통할까나 두근거리기만 하거나
    (그때 Industrial Rock이 트렌드였그등?)

    머 그런 숱한 단서와 확신들..
    하지만 그 무능력한 탐정, 서툰 수사관 짓이 후회스럽거나 원망스럽진 않다.
    그런 신념들이 있어 충만하고 풍요로운 시기였으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 2003.10월  / 연애시절. 쌈싸페에서. 나의 첫번째 디카 G2로 )


    연애와 결혼에서 달라진 점은.
    연애는 서로를 위해 따로 할애한 시간 동안 만나고 소통하며
    서로에게 집중하는 모습으로만 상대를 이해하는 반면,
    결혼은 24시 365일의 생활을 함께 하는 와중에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야 한다는 것.
    곧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거나 집중하지 않고도 함께 생활할 수도 있는 거다.
    게다가 결혼생활은 두 사람 외에도 마음 쓸 것이 너무 많다.
    .잘해주자.


    찾아보니, 신혼(언제 끝났는지 모르겠는..) 이후에 우리 둘이 찍은 사진은
    작년 여름 휴가때 수영장에서 서진이 의자에 재워놓고 찍은 이정도?
    서진이가 태어난 이후 아이를 찍거나, 서로 번갈아 아이와 같이 있는 사진만 찍었다.


    나중에 연애시절 처럼 제대로 찍어봐야지.
    서진이랑 셋이 찍는 컷도 물론..



    사용자 삽입 이미지


    Tag // Life, 결혼, 연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