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들

from 분류없음 2003/05/24 12:12

첫째 조카가 이제 여섯 살, 둘째 조카가 세 살..
그 놈들 크는 것을 같이 부대끼며 봐왔으니 웅얼웅얼 하던 놈이 엄마! 아빠!하고 어느날부터 지 생각을 말하고 이제는 우기기까지 하는.. 그 과정을 잘 알게 되었다.
사람이란 게 참 신통하다.
어느 날 머리 속에 안개가 걷히면서 그렇게 이 생각 저 생각 분명하고 복잡하게 하기 시작하는 게.
무엇보다 녀석들이랑 바보처럼 웃으면서 어울리고 노는 순간들이 가장 멋지다.

첫째에 비해서 말이 늦은 둘째 조카는 이제 막 말을 더듬더듬 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애용하는 문구가 '칙칙 폭폭 땡~' 이거다. 뭐라고 질문을 하든 지가 내키면 무조건 칙칙폭폭 땡~...
저번 달에는 회사에서 일 하고 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언니네에 있는 둘째 놈이 놀다가 문득 베란다 문을 열더니, '이모~'하고 불렀단다.
이모가 보고 싶은 것 같으니 긴급 출동을 하라는 명령이었다.
쩝.. 조금 감동 먹었었다. 짜식.. 날 그렇게 좋아할 줄은.

봄이 막 왔을 때 첫째 놈한테 할머니가 상추 화분을 선물로 줬다.
무지 기뻐하면서 조그만 컵에 찰랑찰랑 물을 담아서는 부지런히 물을 주고, 상추 주위도 예쁘게 꾸며 주겠다며 이상한 깃털을 심어주고 그랬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녀석이 언니한테 "엄마, 식물도요. 사랑해줘야 잘 큰대요"라길래 "그래? 사랑을 어떻게 주는데?" 했더니..
화분이 있는 베란다 문을 열더니
"상추야! 사랑해!!!" 하고 큰 소리를 치더란다. 사랑수여 끝.

오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대학 동창이 쓴 글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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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실습 기간...
그런데 이상하게도, 꼬마녀석들이 노래를 부르면 난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한다.
슬픈 노래를 부르는 것도 아닌데...
부산하다가도, 노래 반주가 나오면 너무 귀여운 표정들로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있으면, 코끝이 간질간질해지면서...
나이 들어서 주책이다...(표준어는 '주책이 없다')

오늘도 역시 그림에 색칠을 하는동안 선생님이 음악을 틀어주자, 꼬마들이 꼬물거리면서 신나게 합창을 하던데...노래를 잘 들어보니 일본어로 흘러나오는 '토토로 ost' ...다들 각자 열심히 색칠을 하다가도 후렴부분의 '토토로~~~' 이 부분이 나오면, 색칠을 멈추고 정말 하나된 목소리로 토토로를 외치는 표정들이라니...ㅋㅋㅋ
근데 초등학교 2학년짜리들이 일본어로 된 토토로 노래를 다 외우더라구요.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절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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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들이 합창을 하는 그 모습이 너무 생생하게 그려진다.
아이잉~~~ 귀여워.

극장에서 토토로를 보던 때가 생각난다.
메이가 언니를 뒤따라 막 뛰어가는데 먼저 간 언니가 저쪽 골목으로 들어갔다.
메이는 골목 어귀에서 언니가 어디로 갔는지 두리번 거리는 장면이었다.
관객이 앉아있는 쪽이 언니가 달려간 골목 쪽이고 저쪽 편에 갈 곳을 모르는 메이가 보이자,
엄마 아빠 옆에 앉아있던 꼬마들이 일제히 "이쪽이야! 이쪽!" 하고 크게 소리를 쳤다.
한 놈은 벌떡 일어나 스크린의 메이를 향해 손짓을 하기도 했다.
얼마나 애가 탔으면...

저도 올해 안에 조카가 생기는데.... 예쁜 조카를 위해서 사진공부도 열심히 하고 예쁜 육아일기 홈페이지도 준비해야 겠어요~